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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토)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테슬라 이어 엔비디아마저… 이익 낸 서학개미보다 손실인 투자자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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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호가 비명으로 바뀌었다. 서학개미(미국 주식 개인 투자자)가 가장 선호하는 양대 종목인 테슬라와 엔비디아 모두 평균 손실 구간에 진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관세 전쟁’과 이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 주식은 밤사이 5.07%(5.71달러) 하락한 106.9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미국 달러 대비 원화 환율 평균 적용 기준 15만6137원이다. 네이버페이 ‘내자산 서비스’와 연동한 엔비디아 투자자 19만2303명의 평균 매수단가 15만7655원보다 0.96% 낮다. 평균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는 의미다. 손실 투자자 비중도 40%에 육박했다.

일러스트=챗GPT 달리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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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주식은 밤사이 15.43%(40.52달러) 급락했다. 네이버페이 ‘내자산 서비스’와 연동한 테슬라 투자자 30만2299명의 평균 매수 단가(39만6180원) 대비 손실률이 18.16%까지 늘어났다. 손실 투자자 비중도 50%를 넘어섰다.

테슬라와 엔비디아는 국내 투자자의 보유 규모 1, 2위인 해외주식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보관금액이 각각 165억3952만달러(약 24조원), 102억312만달러(약 15조원)에 달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가파르게 불어났지만, 올해 들어 관세 전쟁이 본격화하면서 감소세가 뚜렷해졌다.

서학개미가 적극적으로 투자한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중 손실 구간에 진입한 종목은 테슬라와 엔비디아 외에도 많다. 보관금액 기준 5위인 팔란티어는 평균 손실률이 -4.36%이고, 6위인 TQQQ(나스닥100지수 일일 상승률 3배 추종)도 -2.06%다.

레버리지 ETF는 폭락했다. TSLL(테슬라 주가 일일 상승률 2배 추종)의 평균 손실률은 63.3%다. SOXL(반도체지수 일일 상승률 3배 추종)과 NVDL(엔비디아 주가 일일 상승률 2배 추종)도 각각 40.3%, 33.7%의 평균 손실률을 기록 중이다.

그나마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QQQ(나스닥100지수 일일 상승률 추종), VOO(S&P500지수 일일 상승률 추종), SCHD(고배당주) 등은 아직 평균 수익률이 ‘플러스(+)’ 상태다.

시장이 흔들린 가장 큰 원인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꼽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경기 침체를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과도기(Transition)”에 있다고 답한 것을 두고 시장에선 단기간의 성장을 희생해서라도 경제 구조를 바꾸는 정책을 강행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패닉 셀(Panic Sell·투매)‘로 이어지면서 나스닥지수는 2022년 9월 이후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공포와 탐욕 지수(Fear & Greed Index)는 한 달 만에 중립(Neutral)에서 극도의 공포(Extreme Fear) 구간까지 떨어졌다. 변동성이 커지고 과매도 상태라는 의미다. 그럼에도 단기적으로 매수에 신중하라는 조언이 대다수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모건스탠리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연말 6500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을 유지하면서도 관세 여파로 5500선까지 밀릴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

증시에 영향을 줄 이벤트도 다수다. 오는 12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가 예정돼 있다.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와 이달 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발표, 다음 달 2일로 예정된 상대 관세 부과까지 줄 잇는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폭락으로 나스닥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시가총액 ÷ 순이익)이 25배를 기록하면서, 30배 내외를 넘나들었던 지난해 연말에 비해 밸류에이션(Valuation·평가 가치) 부담을 덜어냈다”며 “위험 관리가 필요한 구간인 것은 맞지만, 미국 주요 지표 이벤트, 트럼프 정부의 관세 대응 수위 변화 여부를 확인해 가면서 투매 동참보다 중립 포지션(보유)으로 대응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했다.

권오은 기자(ohe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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