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후 韓美증시 순매수액 상위株·가상자산 수익률 분석
美 증시 3대지수 ‘마이너스’…-73.21% ‘테슬라 ETF’까지
국장에선 ‘트럼프 관세·보조금 폐지’ 직격 반도체·車·이차전지 부진
트럼프 시대 가상자산 수익률, ‘親코인’ 자랑 무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게티이미지뱅크, 신동윤 기자 제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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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출범 두 달을 향해 가는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들어 개미(소액 개인 투자자) 잔혹사가 벌써 벌어지고 있다. 동학개미(국내 주식 소액 개인 투자자)·서학개미(미국 주식 소액 개인 투자자) 순매수액 상위 종목 다수의 손실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데다, 가상자산마저 비트코인과 주요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가상자산)을 가리지 않고 급락세를 보이면서 개인 투자자의 한숨은 더 깊어지는 모양새다.
고율 관세 카드를 활용한 트럼프 대통령의 글로벌 관세 전쟁이 진정 국면보단 격화될 가능성이 높단 분석이 미국에 드리운 ‘R(Recession·침체)의 공포’를 확산시키고 있는 만큼, 투자 자산에 대한 투심 위축 현상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4분의 1토막까지 난 서학개미 순매수액 상위株
12일 인베스팅닷컴, 나스닥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취임일(1월 20일) 이후 첫 거래일(1월 21일) 대비 11일(현지시간)까지 미 증시 3대 주가지수는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나스닥종합지수가 11.75%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각각 -7.89%, -5.89%에 그쳤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트럼프 2기 출범 후 순매수액 1위 테슬라(13억2621만달러, 10일 기준)의 수익률은 -45.63%로 극도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순매수액 2위(11억7831만달러)로 테슬라 주가를 2배로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배(DIREXION DAILY TSLA BULL 2X SHARES)’의 손실률은 무려 73.21%에 이르렀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 최고점을 찍었던 테슬라 주가가 가파른 우하향 곡선을 그린 게 테슬라를 ‘원픽(최선호주)’으로 선택한 서학개미의 주식 계좌에 직격탄을 날린 셈이다.
순매수액 3위(3억1801만달러)로 미 증시 대표 반도체 지수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를 3배 추종하는 ETF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의 수익률은 -48.53%에 그쳤다.
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순매수액 7위, 2억838만달러), 엔비디아 주가를 2배로 추종하는 ETF ‘그래닛셰어스 2배 롱 엔비디아 데일리(GRANITESHARES 2.0X LONG NVDA DAILY)’의 수익률도 각각 -22.77%, -46.81%에 불과했다.
코스피가 11일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와 증시 급락 영향으로 1% 넘게 내려 2,530대에서 장을 마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32.79포인트(1.28%) 내린 2,537.60으로 집계됐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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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親)가상자산 대통령’을 표방한 트럼프 대통령의 향후 정책 드라이브 기대감으로 투자한 서학개미들의 투자금은 사실상 3분의 1토막이 났다. 이더리움 가격을 2배 추종하는 ETF ‘2X 이더리움(2X ETHER)’의 손실률은 무려 70.42%에 달했기 때문이다.
코스피는 ‘플러스’지만, 개미 최애주 ‘마이너스’ 수두룩
‘플러스(+)’ 수익률로 ‘국장 탈출은 지능 순’이라던 말을 무색게 했다던 국내 증시에서도 개인 투자자들은 마냥 웃지만은 못한 분위기다.
지난 1월 20일 대비 전날 종가까지 코스피 지수의 등락률은 0.56%(2523.55→2537.60)로 하락장세가 뚜렷했던 미 증시 대비 탄탄한 방어력을 보여줬다.
지난해 주가가 이미 급등세를 탔던 HD현대 그룹주 HD현대일렉트릭(-21.05%), HD현대미포(-20.58%)의 조정세가 뚜렷하게 나타났고, 작년 ‘밸류업’ 최대 수혜주였던 KB금융(-12.64%)의 주가 하락세도 뚜렷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휘두르고 있는 관세 부과와 각종 보조금 철폐 카드에 노출된 반도체·자동차·이차전지주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국내 양대 반도체주 삼성전자(-0.19%), SK하이닉스(-12.64%)는 미 ‘반도체법(칩스법)’ 완전 폐기 및 관세 부과 위협의 영향으로 부진했다.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둔화)에 트럼프발 관세 위협 등으로 장기간 하락세를 보이던 삼성SDI 주가도 트럼프 2기 들어 10.68% 더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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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대 가상자산 수익률, ‘親코인’ 자랑 무색
증시에서 쓴맛을 본 개미들은 가상자산에서도 눈물을 흘리는 분위기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지난 10일(현지시간) 종가 기준으로 비트코인 수익률은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23.11%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더리움(-43.20%)을 비롯해 엑스알피(XRP·리플, -35.05%), 솔라나(-51.18%), 카르다노(-33.48%) 등 트럼프 대통령이 미 정부 전략비축 자산 후보로 언급한 가상자산의 수익률도 극도로 부진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가상자산 정책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만큼, 가상자산의 하락장이 장기화하고 변동 폭이 향후 더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이어진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거시 상황 악화 속에서 공격적인 매도가 발생하고, 저가 매수로 대응하는 형태의 조정 장세가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관세 전쟁이 어느 정도 진정세를 보인 이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를 재개할 때 가격이 다시 상승 추세를 재개할 것이란 전망에도 힘이 실린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관세 부과 정책 등에 따른 투자 자산들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데 힘을 싣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의 경우 ‘극도의 공포’ 구간에 들어선 만큼, 위험자산 투매 국면에서 ‘역발상’ 전략을 생각할 수 있는 시기”라며 “최근 유럽-중국은 적극적인 경기부양 정책 기대감이 유입 중이며, 한국을 비롯한 비(非) 미국 증시가 하락장에서도 비교적 탄탄한 모습을 보인 데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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