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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5 (토)

학생수 8만명 줄었는데, 작년 사교육비 29조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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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생 10명중 8명 사교육 받아

1인당 월평균 47만4000원 지출

초등생 사교육비 증가율 11%로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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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초중고교생 사교육비 지출이 29조2000억 원으로 4년 연속 최대치를 경신했다. 또 초중고교생 10명 중 8명이 사교육을 받고 있으며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7만4000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초등학생의 사교육비 증가율(11.1%)이 가장 높았다.

13일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사교육비는 2023년 27조1000억 원보다 7.7% 늘었다. 사교육 참여 학생 비율도 전년도보다 1.5%포인트 오른 80%로 역대 최고치였다. 지난해 학생 수는 513만 명으로 전년보다 8만 명(1.5%) 줄었음에도 사교육비는 역대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특히 윤석열 정부가 사교육 경감 대책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킬러문항 배제, 초등생 늘봄학교 도입 등을 추진했지만 의대 증원 방침 등으로 오히려 사교육 시장을 과열시키며 정책 실패를 낳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미취학 아동의 1인당 사교육비는 월평균 33만2000원으로 나타났다. 정부 주도로 유아 사교육비 현황을 조사해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초등 의대반’ 열풍 이어, 고교내신 개편에 중학생 사교육도 늘어

[작년 사교육비 29조원]
작년 사교육비 역대 최대
“초등 공교육선 선행학습 금지… 의대 증원에 사교육 수요 증가”
“올 고1 내신 9등급→5등급 변경… 변별력 약화 우려에 학원 의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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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사교육비 조사 발표에선 학생 수 감소에도 사교육비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사교육비 지출이 최근 4년째 최고치를 경신하는 이면에는 입시 경쟁에서 자녀의 성과를 높이고 싶어 하는 학부모들의 욕구를 공교육이 채워주지 못하는 현실이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정부가 의대 증원 정책을 발표하면서 사교육에서는 ‘의대 초등반’이 인기를 얻을 정도로 활기를 띠었다. 이런 와중에 교육부는 2028학년도 대학입시 제도와 2025년 고교 내신 체제 개편을 예고해 불안한 학부모로 하여금 자녀 교육을 사교육 시장에 기대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

● 초등학생 1인당 사교육비 증가율 가장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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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초등학생의 사교육비 지출 총액은 13조2000억 원으로, 중학생(7조8000억 원)과 고등학생(8조1000억 원)보다 많았다. 참여 학생 비율도 초등학생(87.7%)이 가장 높았다. 초등학생은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44만2000원) 증가율(11.1%)도 가장 높았다.

주목할 만한 것은 지난해는 윤석열 정부가 사교육 수요를 공교육에서 흡수하겠다며 초등학교에 늘봄학교를 도입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사석에서 “내년 사교육비 조사 결과는 자신 있다”며 “늘봄학교가 안착되고 킬러 문항 없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도 2년 차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는데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교육부는 13일 브리핑에서 “늘봄학교가 (1학기 때 시범 운영되고) 9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정책 효과가 발휘되지 못했다”며 “초등학교 1학년생의 사교육 참여율(87.9%)의 전년 대비 증가 폭(0.2%포인트)이 다른 학년보다 가장 낮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예전에는 돌봄 공백 때문에 초1이 하교 뒤에 미술이나 태권도 학원 등으로 뺑뺑이를 돌았는데 이제 예체능을 늘봄학교에서 하니 영어나 수학 학원을 다니는 시기가 빨라졌다”고 전했다.

또 지난해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발표 이후 사교육 시장에선 의대 진학을 목표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고등학교 수학 등을 선행학습하는 이른바 ‘초등 의대반’ 열풍이 불었다. 박남기 전 광주교대 총장은 “공교육정상화법 때문에 공교육에서는 방과 후에도 선행학습을 할 수 없고 학원만 할 수 있다”며 “의대 증원이 된다니 미리 준비시켜야겠다는 수요가 사교육비를 크게 올렸다”고 말했다.

● 주춤했던 중학생 사교육비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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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도와 비교해 사교육비 총액, 참여율, 주간 참여 시간의 증가 폭(각각 9.5%, 2.7%포인트, 0.4시간)이 가장 높았던 건 중학생이었다. 2023년에는 초중고교생 가운데 중학생 사교육비 총액 증가율이 가장 낮았었고, 참여율과 주당 참여 시간은 유일하게 감소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달라진 양상이다.

지난해 정부가 의대 증원을 발표한 가운데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의 일환으로 2025년 고1부터 내신을 5등급으로 완화하겠다고 예고하면서 상당수 학부모는 대입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우려했다. 기존 9등급에서 5등급으로 완화되면서 내신 변별력 약화에 따른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박주형 경인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고교 내신이 5등급제가 되면서 현행(4%)보다 비율이 높아진 1등급(10%) 안에 반드시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선행학습을 더 촉진시키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이날 비판과 다른 해석을 내놨다. 교육부 관계자는 “초등학생 사교육비 증가는 저출산 시대에 아이를 제대로 키워보겠다는 부모들의 심리가 사교육에 더 동조하게 되는 영향이 있는 것 같다”며 “학부모 인식 개선을 병행해 사교육 정책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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