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으로 칭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 재개 의지를 내비쳤다. 다음 달 상호관세 부과 계획을 재확인하는 등 관세 정책을 절대 굽히지 않겠다는 뜻도 강조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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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을 만난 자리에서 김 위원장과 관계를 재구축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난 김정은과 좋은 관계(great relationship)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겠다"고 말했다.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된 집권 1기와 같이 대화를 통한 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어 "그(김 위원장)는 확실히 핵보유자"라고 언급하며 지난 1월20일 취임식 당일에 이어 또다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칭했다. 과거 미국·소련 간 핵 군축 문제를 언급하며 "김정은은 핵무기를 많이 갖고 있다"고도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일컬으면서 일각에서는 미 행정부가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대북 정책을 수정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었다. 하지만 앞서 백악관은 북한에 대한 완전한 비핵화 추진 입장을 확인했다. 외교 전문가가 아닌 트럼프 대통령이 정확한 개념에 따라 북한에 핵보유국 명칭을 쓰는 건 아니라는 것이 현재 워싱턴 D.C. 조야의 시각이다.

그는 이날 집권 1기 당시 북·미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내가 처음 출마했을 때 마치 북한과 전쟁이 일어날 것 같았다"며 "만약 내가 당선되지 않고 힐러리(클린턴 전 국무장관)가 (백악관에) 들어갔다면 여러분은 북한과 핵전쟁을 치르고 수백만 명이 죽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트럼프 대통령과 경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김 위원장)는 오바마(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는 만나지 않고 전화도 받지 않았다"며 "나와는 거칠고 험난하게 시작했지만 우리는 만났다"고 강조했다.

또한 2018년 평창에서 열린 동계올림픽을 염두에 둔 듯 "그 회담으로 한국은 올림픽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뒀고 북한은 올림픽에 참가했다"며 "그게 트럼프 정부의 훌륭한 업적"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는 달리 평창올림픽은 1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기 넉 달 전인 2018년 2월 개최됐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관세 정책을 기존 계획대로 강행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수년간 강탈당해 왔지만, 앞으로는 더 이상 빼앗기지 않을 것"이라며 상호관세와 철강·알루미늄, 자동차 관세 부과 방침을 재확인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럽연합(EU)에서 수입하는 모든 주류에 2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EU가 미국이 12일 자로 발효한 철강·알루미늄 25% 관세 부과에 반발, 보복 조치의 일환으로 미국산 위스키에 50%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자 재보복을 시사한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와 합의한 30일간 휴전안 수용도 거듭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완전한 휴전에 동의했고 우리는 러시아도 동일하게 하길 희망한다"며 "난 그(푸틴 대통령)와 만나 이야기하고 싶다. 우리는 이(전쟁)를 빨리 끝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덴마크령 그린란드 합병과 관련한 질문에는 "난 그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해 그린란드 편입 의지를 거듭 내비쳤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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