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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품아' 홍보하던 수원 대장 아파트…입주하니 '영어 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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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 중흥S클래스, 분양 당시 유치원 설립 홍보

건물 지었지만 인허가 받지 못해 수년째 방치

지난해 7월 유치원 대신 영어 학원 들어서

학원 운영 주체는 '자회사'…특혜 논란 불거져

광호수공원 전경. 경기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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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 당시 '유품아'(유치원을 품은 아파트)를 홍보하던 경기 수원시 '광교 중흥S클래스'가 유치원 대신 영어 학원을 차리면서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분양 땐 '유치원', 입주하니 '영어 학원'

분양 당시 광교 중흥S클래스 배치도.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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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입주민 등에 따르면 중흥건설㈜은 지난 2015년 광교 중흥S클래스(2천231세대)를 분양하면서 단지 내에 유치원을 설립하겠다고 홍보했다. 분양 당시 아파트 배치도를 보면 도로와 단지가 맞닿아 있는 건물이 유치원이라고 명시돼 있다.

분양이 끝난 이후 중흥건설은 예정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연면적 1652㎡)의 단독 건물을 지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유치원 인허가에 대해서는 경기도교육청과 협의조차 되지 않았다. 유치원이 확정되지도 않았는데, 우선 홍보부터 한 것.

이에 도교육청은 유치원 명칭을 무단으로 사용한 중흥건설에 과태료를 부과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통상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면 교육청과 유치원 설립에 대한 협의를 진행해 개원을 확정한 뒤 분양 공고를 낸다"며 "중흥건설은 협의 없이 마치 유치원 개원이 확정인 것처럼 홍보했다"고 말했다.

중흥건설은 뒤늦게 유치원 설립에 나섰지만 분양 이후부터 최근까지 유치원 설립 계획, 즉 취학권역 배정이 나오지 않아 해당 건물은 비어있는 상태로 방치돼 왔다.

이후 2021년 교육 기업 헤럴드에듀에 유치원 건물을 임대해 영어 학원을 차리겠다며 주민 동의를 받았지만 반대에 가로막히자 지난해에는 주민 동의 절차 없이 학원 설립을 강행했다. 결국 지난해 7월 이곳에 유치원 대신 유치·초등 대상 영어 학원 '코리아헤럴드 국제어학원 키아 광교점'이 들어섰다.

입주민 A씨는 "아이를 단지 내 유치원에 보낼 수 있길 기대했지만,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까지 유치원은 생기지 않았다"며 "얼마 전 유치원 건물을 지나가다 학원이 생긴 걸 보고 울화통이 터질 뻔 했다"고 말했다.

알고보니 자회사 영어 학원…특혜 논란까지

중흥건설 본사. 중흥건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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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영어 학원을 차린 헤럴드에듀가 중흥건설의 자회사로 확인되면서 주민들은 특혜 논란까지 제기하고 있다.

앞서 중흥건설은 지난 2019년 684억원을 들여 지분 47.78%를 매입해 헤럴드그룹을 인수했다. 중흥건설과 헤럴드에듀는 임차인과 임대인의 관계이자 사실상 같은 기업이기도 하다.

또다른 입주민 B씨는 "상가에도 공실이 많은데 굳이 유치원 건물을 임대할 이유가 있냐"며 "더구나 임차인이 건설사의 자회사라고 하니 유치원을 차린다는 건 홍보 수단이고, 진짜 목적은 돈벌이가 아닌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중흥건설 관계자는 "유치원을 설립하려고 했지만 인허가를 받지 못해 장기간 건물이 방치됐고, 여기에 뭐라도 만들어 달라는 주민 민원이 있었다"며 "물론 유치원이 아니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주민들도 있었지만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해 학원을 계획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혜 논란에 대해서는 "헤럴드에듀는 중흥건설의 자회사지만, 오히려 수십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내고 입주했다"며 "학원을 만든건 돈벌이 수단이 아닌 주민을 위한 복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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