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휴전안'에 푸틴 "원칙적 동의하지만 의문점 많아"
"협상안 무한 분해해 시간 끌어 교착상태로 만드는 전형적 방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 궁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서 “우크라이나와 30일간 휴전하는 방안에 대해 원칙적으로는 찬성하지만 추가 논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2025.03.14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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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합의한 30일 휴전안에 러시아가 처음으로 공식적인 반응을 내놨다. 휴전에 원칙적으로 동의하지만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인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형적인 지연 전술을 사용하려 한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13일(현지시간) 외신을 종합하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적대행위 중단 자체에는 동의하지만 장기적인 평화로 이어져야 한다며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푸틴은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합의한 '30일 휴전안'과 관련해서는 "그것이 왜 필요한가? 우크라이나의 추가 병력 모집이나 신규 군사 훈련, 무기 공급을 위해서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일시적인 전투 중단은 우크라이나가 재무장할 시간만 벌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푸틴은 "심각한 의문점이 있다"며 누가 적대행위 중단을 명령할지, 휴전이 성사될 경우 2000㎞에 달하는 전선을 누가 관리할지 등 논의해야 할 사항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푸틴은) 사실상 휴전안 거부를 준비하고 있다"며 "왜냐하면 푸틴은 이 전쟁을 계속하고 싶고, 우크라이나인을 죽이고 싶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말하기는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에 반격하고 있는 접경지 쿠르스크의 전투 사령부에 녹색 군복을 입고 방문하고 있다. 2025.03.13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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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러시아군이 쿠르스크 공세를 강화하면서 푸틴이 가능한 한 전쟁을 이어가려 한다는 분석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텔레그래프는 푸틴의 발언이 전형적인 러시아식 협상 전술이라고 짚었다. 원칙적으로는 동의하지만, 협상안에 담길 구성 요소들을 무한하게 분해해 시간을 끌며 회담을 교착상태로 만드는 식이다. 이를 통해 최대한 상대방의 양보를 끌어내면서도 협조적인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것.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소속 분석가 마크 갈레오티는 CBC뉴스에 "그는 군이 쿠르스크를 탈환할 수 있도록 지연시키고 있다"며 "그는 (우크라이나의) 추가적인 양보를 원하고 있지만, 공식적으로 휴전안에 '아니오'라고 말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전직 러시아 외교관도 비슷한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유엔 주재 러시아대표부 고문을 지낸 보리스 본다레프는 폴리티코 유럽판에 "푸틴은 휴전안을 수용하는 것이 자신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휴전안을 무산시키기 위해 끝없는 일련의 수정안을 제기해 논의를 교착상태로 만들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며 시작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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