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멕시코, 일본, 캐나다 주재 미국 대사에 대한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조지 글라스 주일대사 지명자.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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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글라스 주일 미국대사 지명자는 13일(현지시간)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일본 정부에 주일미군 주둔 비용을 더 부담하라고 요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의심할 여지 없이 트럼프 1기 이후 중국의 (군사적) 고도화가 엄청난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면서다.
그는 중국에 대응하기 위한 무기 체계와 지휘·통제 체계 개선, 주일미군의 주거비에 더 큰 예산이 필요할 것이라며 “일본에 가서 그런 지원의 증가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라스 지명자는 “일본은 연간 14억 달러(약 2조원)를 주일미군 주둔비로 지원해왔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트럼프 1기 때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존 볼턴은 자신의 회고록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의 주둔 경비 지원금을 80억 달러(약 11조6000억원)로 인상하길 원했다”고 밝힌바 있다.
지난달 7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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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발언은 지난달 7일 미·일 정상회담에서 확인된 미국 측의 방위비 증액 요구의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양국 정상은 일본의 방위비를 2027년까지 트럼프 1기 때보다 두 배 규모로 증액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에도 미·일 안보조약을 언급하며 “우리는 일본을 보호해야 하는 반면, 일본은 우리를 보호할 필요가 없다. 도대체 누가 이런 딜(deal)을 맺었느냐”고 불만을 드러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집무실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대통령과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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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을 향해서도 방위비 증액을 압박해왔다. 이에 13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최근 유럽연합(EU)이 8000억 유로(약 1229조원)를 들여 방위비를 조성하는 ‘유럽 재무장 계획’을 발표한 것을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 6일 “나토 국가들이 돈을 내지 않으면 나는 그들을 방어하지 않겠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전통적 우방인 미국의 압력과 러시아의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유럽 각국은 대규모 국방비 증액을 선언하고 독자 안보 체제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영국은 현재 2.3% 수준인 국방비 지출 규모를 2027년 연간 2.5%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독일도 4000억 유로(약 631조3000억원)로 추정되는 국방비 증액 추진안을 내놨다.
EU 국가 중 유일한 핵 보유국인 프랑스는 자체 ‘핵 우산론’을 띄우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6일 대국민 연설에서 “미국이 우리 곁에 있을 것이라고 믿고 싶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유럽의 동맹국 보호를 위한 핵 억지력에 대해 전략적 대화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나토를 통한 미국의 핵우산과 별개로 프랑스, 영국 등의 핵무기로 유럽의 자체 핵우산을 구축하자는 취지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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