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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5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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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도스처럼” 북한군 ‘자살공격’ 인해전술…우크라, 쿠르스크서 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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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지역에서 ‘크리스탈’이라는 호출 명으로 알려진 제13 하르티아 여단 소속 군인이 러시아군 진지를 향해 M101 곡사포를 발사하고 있다. 2025.03.13 하르키우=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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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이 북한군을 앞세운 러시아 측 반격으로 인해 군사 요충지인 쿠르스크 지역에서 수세에 몰렸다는 보도가 나왔다. 러시아가 7개월간 우크라이나에 내줬던 해당 영토를 수복하기 위해 꺼내든 카드가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을 닮은 북한군 인해전술인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인디팬던트는 13일(현지 시간) 러시아 북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군이 대거 투입됐다고 보도했다. 해당 매체는 쿠르스크 지역에서 작전중인 우크라이나군 정찰부대 지휘관을 인용해 “북한군이 디도스 공격처럼 밀려들고 있다”라고 전했다. 해당 지휘관은 “북한군을 10명 중 8명꼴로 죽였으나 우크라이나군이 소수인 탓에 결국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쿠르스크 핵심 보급 도시인 수드자를 내주고 전선을 뒤로 물린 것으로 전해졌다.

디도스 공격이란 웹사이트나 온라인 서비스에 대량 트래픽을 발생시켜 서비스를 마비시키는 사이버 공격 방식이다. 북한군은 인명 피해를 두려워하지 않고 적진으로 돌격하는 ‘자살 공격(suicidal attacks)’에 활용되고 있다는 게 해당 사령관의 설명이다. 그는 “러시아군은 스베르들리코보 같은 작은 마을을 차지하기 위해서 북한군 희생자가 수백명에 달했다”라고 밝혔다.

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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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북한군이 초기 선봉으로 자리를 확보하고 이후 드론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 측이 광섬유 케이블을 통해 원격조정되는 신형 유선 드론을 쓰고 있어 전파 방해를 받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해당 드론은 25㎞ 거리에서도 조종이 가능하며, 전파 방해를 받지 않고 있다. 신형 드론은 러시아군 전체 드론 중 30~40%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도 우크라이나가 지난해 8월 기습공격으로 쿠르스크를 점령했으나, 북한군이 이 지역에 투입되면서 전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한 우크라이나군 드론 조종사는 “북한군은 무거운 탄약을 들고도 먼 거리를 빠르게 달린다”면서 “이런 상황은 처음 겪어보는 일”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13일 쿠르스크 지역 주요 도시인 수드자를 비롯해 3개 도시를 점령했다고 밝혔다. 수드자는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 지역 내 다른 거점에 물자를 보급하던 전략적 요충지다. 러시아 군은 쿠르스크 지역 내 다른 저항 거점에 대해서도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압박으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 간 휴전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측 협상력을 떨어트리기 위해 공세에 고삐를 쥐는 모습이다. 우크라이나군이 지난해 8월 기습 공격으로 러시아 영토인 쿠르스크를 점령했으나, 러시아가 북한군을 앞세워 공세에 나선 끝에 우크라이나군에 빼앗겼던 영토 70%를 다시 수복했다고 AP통신이 이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 지휘관은 AP통신 측에 “러시아군은 휴전 협상에 들어가기 전까지 쿠르스크 수복전에 나설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군은 협상 지렛대를 잃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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