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무너진 사모펀드]①
국내 최대 사모펀드로 큰 손 군림했지만
고려아연·홈플러스 사태 겪으며 잡음 확대
평판·신뢰 중요한 PE 사업…시장 위축 우려
이 기사는 2025년03월14일 14시26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반년 넘게 이어진 고려아연(010130)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지난한 여론전이 지속 중인 가운데 MBK파트너스가 10년 전 인수한 홈플러스의 기습적인 회생 신청으로 또 한 번 비판의 중심에 섰다.
인수합병(M&A) 당사자인 산업계는 물론 정계와 금융당국, 자금 조달 파트너인 금융투자업계까지 MBK파트너스를 향한 집중포화에 나서면서 신뢰와 평판이 중요한 사모펀드 시장 전반의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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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조사·형사고발, 국회 출석까지…평판 금가는 MBK
MBK파트너스가 세무조사를 받는 건 2020년 이후 5년 만이다. 통상적인 정기 세무조사를 담당하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이 아닌 특별 세무조사나 비정기 세무조사를 전담하는 조사4국이 나서면서 세무 당국이 홈플러스 회생 신청,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등 MBK파트너스의 투자 과정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역외 탈세 정황을 염두에 둔 조사라는 추측도 있다. 실제 MBK파트너스는 2020년에도 1000억원 규모 역외 탈세 혐의로 세무 당국과 공방을 벌이다 420억원을 추징당하기도 했다.
증권사와 개인 투자자들도 법적 다툼을 예고했다. 신영증권 등 증권사 연대는 홈플러스를 사기 등의 혐의로 형사 고발하고, MBK파트너스에 대한 고발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 투자자들 역시 전날 금융감독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홈플러스의 기습 회생 신청은) 최소 몇 주 전부터 사전 모의한 고의성 부도덕한 행각”이라며 “재산 14조원이 넘는 김병주 회장은 사재 한 푼 안 내며 먹튀 행각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MBK와 엮일라”…몸 사리는 사모펀드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MBK파트너스의 현 상황을 두고 ‘올 것이 왔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그간 MBK파트너스가 공격적인 M&A와 성공적인 펀드 레이징, 엑시트(투자금 회수) 등을 통해 국내를 넘어 아시아 최대 사모펀드로 성장했지만, 최근 수년간 투자 과정에서 부정적 이슈가 쌓이고 쌓이다 이번 홈플러스 사태로 정점에 도달했다는 평가다.
고려아연 건의 경우 ‘제2의 홈플러스’가 될 수 있단 우려도 커진 상황이다.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에 선진 지배구조 확립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정작 MBK 측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를 보면 법률·정책 분야 전문가로 기존 이사회보다 편중됐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장은 “향후 자금 회수(엑시트)를 대비해 법률 전문가 추천 비중을 높게 가져가는 것으로 보인다”며 “전형적인 사모펀드의 특징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사모펀드와 같은 GP는 연금·공제회 등 출자자(LP)로부터 출자받아 조성한 펀드로 투자를 집행한다. 더 많은 출자를 따내기 위해선 ‘평판 장사’가 필수적인 구조다. 실제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과학기술인공제회에 이어 노란우산공제회 출자사업에서도 고배를 마셨다. 이번 홈플러스 사태로 국민연금마저 적으로 돌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내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MBK파트너스와 비슷한 바이아웃 전략을 펼치는 사모펀드일수록 (MBK와 비슷한 곳으로) 엮일까봐 부담이 상당할 것”큰돈이“큰 돈이 오고 가고, 평판과 신뢰가 중요한 업계이기 때문에 모두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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