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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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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수교 50년' 기념 시진핑 브뤼셀 방문 제안…中은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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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보도…中, 대신 리창 총리 보낼 듯

연합뉴스

작년 프랑스에서 만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신화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중국과의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벨기에 브뤼셀 방문을 타진했으나 중국이 거부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 전했다.

FT는 이 사안을 잘 아는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 중국이 최근 EU의 시 주석 초청을 받아들이지 않는 대신 '2인자' 리창 국무원 총리를 보낼 것이라는 뜻을 EU 당국자들에게 전했다고 보도했다.

EU-중국 정상회담은 전통적으로 EU 본부가 있는 브뤼셀과 중국 베이징에서 한해씩 돌아가며 개최돼왔다. 브뤼셀에서 열리는 회담에는 대체로 중국 총리가 참석했고 시 주석은 중국에서 회담이 열릴 경우 참석하는 식이었다.

그러나 EU는 올해 회담은 양측이 수교 반세기를 기념하는 행사인 만큼 시 주석이 직접 와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FT는 "올해 정상회담은 EU와 중국 관계가 특히 민감한 시기에 열린다"며 "양측은 (시 주석 방문에 관한) 대화가 계속되고 있다고 했지만, 초반의 거절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자 세계에 공격을 가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중국과 EU) 협력 필요성에 관한 스스로의 따뜻한 말에 구체적 행동을 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EU 측 다수의 견해를 확인시켜줬다"고 짚었다.

EU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뒤 중국을 러시아 지원 배후로 지목했고, 이후 유럽 시장 점유율을 높인 중국산 전기차에 반(反)보조금 관세를 부과하는 등 한동안 중국과 불편한 관계를 이어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상황은 다소 달라졌다. 양측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압박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이달 말 중국을 방문할 예정인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 담당 집행위원은 "EU와 중국의 무역 마찰에 관한 이야기도 덜 들린다. 마찰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집중도는 작아졌다"고 했고,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스페인 외무장관은 지난달 FT 인터뷰에서 EU가 미국을 '패싱'하고 중국과 파트너가 될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EU는 중국을 여전히 경계해야 하는 처지기도 하다.

한 EU 고위 당국자는 FT에 EU가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로 미국 시장에서 밀려난 중국 제품의 '물결'을 방어하는 것이 중대한 초점이라고 했다.

EU는 지난 14일 나일론 등 생산에 쓰이는 중국산 아디프산 수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11번째 대(對)중국 무역 분쟁이다.

x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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