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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스키점프는 1924년 샤모니 겨울올림픽 때부터 정식 종목이 됐다. 반면 여자 스키점프가 올림픽에 도입된 시점은 2014 소치 대회부터다. 90년 만에 금녀의 벽은 깨졌지만 온전치 않았다. 짧은 거리를 나는 ‘노멀 힐’만 여성에게 개방됐기 때문이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에서는 남성의 전유물이었던 ‘라지 힐’에서도 여성이 출전한다. 겨울올림픽 102년 만의 스키점프 남녀평등이 이뤄진 셈이다. 여자에게 ‘적합하지 않아서’, ‘몸에 무리를 줘서’, ‘선수층이 얇아서’라는 남성 중심주의 편견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는 출전 선수의 남녀 성비가 반반을 이뤘고, 한국의 파리 올림픽 메달 입상자 가운데 여자가 남자보다 많다. 여자 참가자의 비율이 높아지고, 내용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여성의 스포츠 권리 확장을 꾀하는 국제단체인 ‘스포츠 여성 리더들’은 미국대학체육협회(NCAA)의 학교 운동부장(훈련처장) 직을 맡는 여성의 비율은 24%라고 밝혔다. 여자 선수들이 스포츠계에서 과소대표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박재현 한국체육대학교 교수는 2021년 주요 스포츠 단체의 여성 임원 비율이 낮다고 발표했다. 대한체육회(19%), 서울시체육회(18.2%), 경기도체육회(12.2%), 대한태권도협회(17.4%), 대한핸드볼협회(11.1%) 등에서 확인된다. 집행부의 정책 결정 과정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소외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의 종목별 여자대표팀 사령탑의 성비에서도 불균형은 두드러진다.
최근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에 김나미 전 국제바이애슬론연맹 부회장이 선임돼 화제를 모았다. 스키 국가대표에서 은퇴한 뒤 두터운 국제 스포츠 인맥을 다져온 그는 최초의 여성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이다. 올해 초 당선된 이수경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과 이진숙 한국여성스포츠회 회장을 비롯해 박지영 스포츠윤리센터 이사장과 신정희 전 대한하키협회 부회장,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등도 모두 선수 출신으로 여성 스포츠계의 리더로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스포츠 행정가의 성별 분포에서 남성이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했다. 하지만 변화가 일고 있다. 대한체육회의 여성 사무총장 시대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제 여성 대한체육회장의 등장도 상상할 수 있게 됐다.
김창금 스포츠팀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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