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이직 경험에 비해
재취업 시장에서 불리
여성은 비교적 차별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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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불었던 창업 열풍이 잦아드는 분위기다. 중소벤처기업부의 벤처기업정밀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벤처기업 수는 2014년 약 3만 개에서 2020년 30% 이상 증가해 3만9000여 개로 집계됐다. 신규 벤처 투자 금액도 2014년 약 163억 원에서 2021년 768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하지만 이 지표는 2021년을 기점으로 감소했다. 2022년 벤처기업 수는 3만2000개, 신규 투자 금액은 539억 원으로 줄었다. 벤처 시장이 위축되면 창업을 뒤로하고 다른 형태의 생업 전선에 뛰어드는 사람이 늘어난다. 그렇다면 창업 경험은 이들이 일반 직장에 재취업할 때 유리하게 작용할까.
우선 창업을 시작할 정도의 사람이라면 직장인보다 기본적인 업무 능력이나 기획력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안정적인 월급을 포기하고 미래 소득이 불확실한 창업의 길을 선택하는 것은 상당한 자신감이 없으면 어려운 결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논거로 창업자의 스펙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긴 어렵다. 이들이 창업을 하지 않고 직장에 남아 있었을 때, 혹은 이직했을 때 성과가 좋을지 비교 기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런던비즈니스스쿨, 오리건대 런드퀴스트경영대학원 공동 연구진은 창업했던 여성들이 나중에 재취업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지를 살펴봤다. 연구진은 오딧 연구(Audit Study)라는 방법론을 활용해 실제 구인 광고에 가상의 이력서를 투고해 얼마나 인터뷰 요청을 받는지를 조사했다. 미국에서 창업 활동 수준이 서로 비슷한 12개 도시를 선정하고 남녀 비율이 너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인사 혹은 마케팅 관련 업종의 구인 광고를 표본으로 삼았다. 각각의 구인 광고에 이력(이직 혹은 창업)과 성별(남 혹은 여)이 무작위로 바뀐 이력서를 보냈다. 이력서에 나와 있는 이름을 남자 이름인 조(Joe)에서 여자 이름인 케이티(Katie)로 무작위로 바꾼 이유는 창업 경험이 재취업에 주는 영향에 남녀 간 차이가 있을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 창업 경험을 가진 사람의 11%가 면접 요청을 받은 반면에 이직 경험이 있는 사람은 약 17%가 면접 요청을 받았다. 즉, 창업 경험이 이직 경험보다 약 6%포인트만큼의 부정적인 차별을 받은 것이다. 이런 차이는 남성의 경우 더욱 심했는데 남성이 약 9%포인트 차이의 차별을 받은 반면에 여성은 약 4%포인트의 차별을 받았다.
이용훈 텍사스 A&M대 경영대학 교수 yglee@tamu.edu
정리=최호진 기자 ho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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