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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비리 의혹 칼 겨눈 정보기관 수장 해임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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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베트 수장 신뢰 못해” 해임안 내각투표 회부

가자전쟁 책임론-카타르 자금수수 의혹 등 충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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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국내 정보기관 신베트 수장 로넨 바르 국장 해임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표면적으론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공격을 막지 못했다는 이유지만, 최근 카타르 자금 수수 의혹 등으로 위기에 몰린 네타냐후 총리가 충성파를 찾아 앉히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타임즈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16일(현지 시간) 성명을 내고 “신베트 수장은 신뢰가 필요한 자리이지만, 그런 신뢰를 보낼 수 없다”라고 이와 같은 계획을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해임 조치는 기관의 재건과 가자전쟁에서의 목표 달성, 다음 비극을 막기 위해선 필수적”이라고도 강조했다.

이례적인 정보기관 국장 해임 사유를 두고 2023년 10월 하마스 기습공격으로 시작한 가자전쟁을 미리 막지 못했다는 점을 든 것이다. 로이터통신 등은 바르 국장 해임안이 19일 내각 투표에 회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바르 국장은 즉각 반발했다. 그도 성명을 내고 “네타냐후 총리가 요구하는 ‘개인적인 신뢰’는 국가 이익에 반한다”라며 “정보기관 수장으로서 받야할 신뢰는 국민으로부터의 신뢰뿐”이라고 응수했다. 그는 가자지구 전쟁을 예방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 59명이 모두 석방된 뒤에 물러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바르 국장은 2021년 10월 전임 총리인 나프탈리 베네트 정부 하에서 임명됐다. 신베트 국장직은 통상 5년 임기를 보장한다.

외신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바르 국장이 하마스와의 가자전쟁 원인에 대한 공식 조사위원회를 꾸릴 것을 요구하면서 충돌했다고 전했다. 영국 가디언은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 기습 공격에 대한 공식적인 국가 조사위원회를 꾸리자는 요청을 거듭 거부해왔다”고 지적했다. 이를 일종의 정치 공세로 보고 있다는 해석이다. 여기에 최근 신베트가 가자지구 전쟁 책임을 두고 네타냐후 총리 내각의 온건한 하마스 대응책 등이 화를 불러일으켰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하면서 총리실과 각을 세웠다.

미국 매체는 악시오스는 신베트가 네타냐후 총리 측극 비리 의혹에 대해 정조준하자 서둘러 국장 해임에 나섰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스라엘 정보 기관은 크게 해외 정보를 수집하는 모사드와 국내 정보를 취급하는 신베트로 나뉜다. 신베트는 국내 정치 현안과 관련한 수사 업무를 맡기도 한다. 신베트는 최근 경찰과 함께 네타냐후 총리의 카타르 자금 수수 의혹을 수사하면서 네타냐후 총리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카타르 측으로부터 2012년 1500만 달러(약 220억 원)를, 2018년 5000만 달러(약 730억 원)를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네타냐후 총리실 측극 3명도 카타르로부터 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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