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차에서 내려 지지자들을 향해 주먹을 쥐어보이고 있다. |
정치권이 승복 메시지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은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8일 석방될 당시 불거진 '관저 정치' 논란을 피하고, 동시에 탄핵 심판을 코앞에 두고 헌법재판소를 자극하지 않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18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 있는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간담회를 열고 "윤 대통령은 헌법재판소가 인용 결정을 하더라도 승복하겠단 메시지,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기각 결정을 하더라도 승복하겠단 메시지, 대통령과 야당 대표 둘 다 헌재 결정에 대한 승복 약속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정치권에선 승복 메시지와 관련한 공방이 거세다.
앞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16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당의 공식 입장은 헌재의 판단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것"이라며 "헌법재판은 단심이다. 선고가 되면 그 결과는 모두를 기속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날선 반응을 보였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의 이같은 공세에 대해 "당의 공식 입장은 헌재 판단에 승복한다는 것이다. 너무나 당연한 얘기인데 그게 기삿거리가 되냐"라며 "헌재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것은 법치국가에서 헌법 수호 의지를 가진 정치인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꼬집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이르면 다음주로 예상되는 가운데 1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기각을 촉구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윤 대통령의 탄핵 사건 변론 종결 후 다음 날부터 거의 매일 재판관 평의를 열고 이날 기준 17일째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역대 대통령 탄핵 사건 중 최장 기록이다. 조현호 기자 hyunh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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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쟁은 17일에도 이어졌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탄핵이 기각되면 민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선동하는데, 민주당은 이런 자세를 버리고 한시라도 빨리 헌재의 결정에 승복할 것임을 분명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정치권의 민감한 현안에 대해 종종 입장을 표명해왔지만, 이번 승복 선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선 입장을 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헌재의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한 상황에서 재판관들을 자극할 필요가 없는 만큼 입장 표명을 최대한 자제하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다만 일각에선 탄핵정국으로 정치·사회 분열이 가속화하고, 탄핵 찬반 집회의 물리적 충돌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윤 대통령의 메시지가 나올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투데이/김동효 기자 (sorahosi@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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