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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AI 인재 육성 급한데 의대 망국병 빠진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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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서 AI 대전환 모색 토론회 개최
교육 풍토 바꾸지 않으면 미래 없어


18일 서울 국회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AI 대전환 속 대한민국의 길, 세계는 어떻게 준비하는가'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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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이 날로 가속화하는 가운데 우리의 대비책이 허술하기 짝이 없다는 질타가 쏟아진다. 지금 이대로는 AI 하청국이 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과 중국에 이은 AI 3대 강국을 외치고 있는 정부 구호가 무색하다. 원대한 목표도 중요하지만 이를 실현할 내실 있는 계획이 더없이 절실한 상황이다. 정부와 국회가 서로 머리를 맞대 AI 낙오국이 되지 않도록 새롭고도 과감한 정책이 요구된다.

18일 국회서 열린 'AI 대전환 속 대한민국의 길' 토론회에서 해외 전문가들이 주목한 것은 첨단 기술 인재풀이었다. 토론회에는 미국 스탠퍼드대 출신의 여러 석학과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소프트뱅크 주요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향후 AI 산업의 성패는 결국 자국 기술인재에 달렸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세계를 놀라게 할 초격차 기적은 공학 천재들의 몫이 되고 있는데 이런 인재를 얼마나 많이 보유하느냐에 따라 국가 패권이 좌우된다는 것이다. 처음 나온 지적은 아니지만 우수 인력들의 의대 쏠림이 갈수록 심각한 우리의 경우 새겨볼 것이 한둘이 아니라고 본다.

영국 매체 토토이즈가 발표한 '2024년 국가별 AI 역량 점수'에 따르면 세계 1위 미국(100점)에 이어 중국이 2위(53.88점), 그 뒤를 싱가포르(32.33점), 영국(29.85점), 프랑스(28.09점)가 잇는다. 우리나라는 그 아래 6위(27.26점)다. 미국의 AI 역량과 비교하면 한국은 미국의 27% 수준이고, 중국에 비해서는 절반 수준인 것이다. 황승진 스탠퍼드대 명예교수는 이 지표가 중국의 딥시크 출현 전이라는 점도 주목하라고 했다. 중국의 점수는 지금 더 올라갔을 것이라는 의미다.

현재 미중 격차는 이전보다 더 줄었을 것이고 한중 격차는 훨씬 벌어졌을 것이 확실하다. AI 인재 점유율만 보면 이미 중국이 미국보다 한 수 위다. 시카고대 폴슨연구소 산하 싱크탱크인 마르코폴로의 '글로벌AI 인재 추적(2022년)'에 따르면 중국의 AI 인재 점유율이 47%로 확고한 1위다. 미국은 18%에 불과하다. 이런 토양이 딥시크 출현을 이끌었고 지금은 제2, 제3의 딥시크를 노리고 있는 것 아니겠나.

중국의 기술인재 양성 시스템을 우리가 철저히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세계 기술 석학을 대거 포섭해 대학 강단에 세우고 수학·과학 인재들은 대학이 경쟁적으로 지원하는 체계다.

지자체별 인재 유치전도 뜨겁다. 베이징시는 최근 '수천개의 씨앗'이라는 이름을 붙여 AI 인재 육성 장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한다. 하반기부터 초중등학교에 전문교사를 대거 배치해 AI 집중교육을 벌이겠다는 것이다.

한편에선 중국 빅테크 기업이 해외 인재를 고액을 들여 스카우트해 서방의 기술봉쇄령에 대비하고 있다. 우리는 '4세 고시' '초등 의대반'에 목매는 의대 망국병에 빠져 있다. 이에 대한 근본대책과 획기적 첨단 인재 육성전략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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