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앞둔 공방전서 장렬히 산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지난해 11월 강원도 철원군 원남면 주파리 일대에서 발굴한 완전 유해의 신원을 국군 제7사단 소속의 고 정인학 일등중사로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신원확인의 결정적 단서는 함께 발굴된 고인의 이름이 새겨진 ‘인식표’ 였다. 국유단은 인식표의 이름을 근거로 병적부를 확인한 후 행정관서와 협력하여 유가족의 소재를 확인했고, 유가족 찾기 이틀 만에 여동생을 찾아 유전자 시료를 채취했다. 이후 유해와 유가족의 유전자 비교 및 분석을 통해 남매 관계(오빠-여동생)를 확인했다.
고인은 올해 처음으로 신원확인 된 호국영웅이자 유해발굴사업 시작 이래 249번째로 신원이 확인 된 호국 영웅이다. 고인의 유해는 작은 단초를 놓치지 않은 대대장과 유해발굴 참여 장병의 노력이 있었기에 발견될 수 있었다.
7사단 예하의 대대장인 정준혁 중령은 지난해 10월 작전지역 지형 정찰 간 지표면에 노출돼 있던 방탄헬멧과 수통을 발견하고 국유단에 유해소재를 제보했습니다. 정 중령이 지휘하는 부대가 같은 해 전반기에 유해발굴에 참여했기에 이를 쉽게 넘기지 않았던 것이다.
고인은 1932년 12월 전라북도 정읍시에서 4남 6녀 중 장남으로 태어나 입대 전 부친이 운영하는 농산물 소매업을 도우며 생활했다. 6·25전쟁이 발발하고 어느 정도 전선이 굳어진 1951년 9월에 18살의 나이로 입대했고, 국군 7사단 소속으로 2년 동안 수많은 전투에 참전했다.
이번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유가족의 요청에 따라 19일 수요일 충청남도 천안시 유가족 자택에서 열렸다. 유전자 시료를 제공한 여동생 정병숙(69)씨는 고인이 전사한 이후 태어났기에 생존 당시 모습을 알지 못하지만, 부모님이 매년 현충일이면 정읍시 충무공원에서 열리는 추모 행사에 데려갔기에 자주 오빠의 모습을 상상하곤 했다고 한다.
정씨는 “지난해 11월 국유단 탐문관이 시료채취 하러 온다고 할 때는 어머니가 꿈에 보였고, 유해를 찾았다고 (국유단에서) 방문 하시겠다고 한 전날에도 아버지가 꿈에 나왔다"면서 "아마 오빠의 유해를 나보고 받으라고 나타나신 것 같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한편 국유단은 6·25전사자(호국영웅)의 신원확인을 위해 유전자 시료 채취를 이어가고 있다. 전국 어디에서나 가능한 유전자 시료 채취는 6·25전사자의 유가족으로서 전사자의 친·외가를 포함해 8촌까지 신청 가능하다. 제공한 유전자 정보를 통해 전사자의 신원이 확인될 경우 1000만 원의 포상금이 지급된다. 유전자 시료 채취를 희망하지만 거동이 불편하거나 생계 등으로 방문이 어려운 유가족의 경우 대표번호로 연락하면 직접 방문해 유전자 시료를 채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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