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崔의 헌법재판관 미임명에
“직무유기 현행범,누구나 체포 가능”
與 “지지층 향해 테러 선동” 비판
野 내부서도 “신중치 못한 발언”
방탄조끼 입고 광화문까지 행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운데)가 19일 오후 헌법재판소의 신속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 결정을 촉구하며 국회에서 광화문까지 걷는 도보 행진에 처음 참가했다. 이 대표는 그동안 ‘살해 위협설’ 속 장외 활동을 피해 왔다. 이 대표는 이날 외투 안에 방탄조끼를 착용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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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9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가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해 “직무유기죄 현행범”이라며 “국민 누구나 즉시 체포할 수 있으니 몸조심하기 바란다”고 했다. 유력 차기 대선주자이자 제1야당 대표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겨냥해 ‘체포’와 ‘몸조심’ 등의 표현을 쓴 것을 두고 여권에선 “지지층을 향해 사실상 테러를 선동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야말로 내란선동죄 현행범”이라며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나섰고, 민주당 일각에서도 “신중하지 못한 발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 방탄조끼 입은 李 “최상목 몸조심해야”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처음으로 참석해 최 권한대행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암살 테러 위협을 이유로 장외 집회를 비롯해 14일 광화문에서 열렸던 최고위에도 불참했다.
최근 테러 위협 제보를 받아 방탄조끼를 코트 안에 입은 채 회의장에 나타난 이 대표는 회의 말미에 원고에 없는 즉흥 발언에 나서 “이 앞(정부서울청사)에서 최 권한대행이 근무하는 모양”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대통령 직무대행을 한다는 최 부총리가 아예 국헌 문란 행위를 밥 먹듯 하고 있다”며 “대통령도 헌정질서를 파괴할 경우에는 현직이어도 처벌하게 돼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몸조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1월 최 권한대행이 윤석열 대통령 체포 영장 집행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보수 진영 차기 대선 주자들도 공세에 나섰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깡패들이 쓰는 말”이라고 했고, 홍준표 대구시장도 “부산 떨지 말고 그만 감옥 가라”고 비판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개딸에게 선동하는 건가”라고 했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지난해 발생한 이 대표 피습 사건을 꺼내 들며 “목을 긁힌 뒤 죽은 듯이 누워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안 의원을 명예훼손죄로 경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 민주당, 심야 의총 열고 崔 탄핵 논의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9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공개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2025.3.19/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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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19일 국회에서 심야 의원총회를 열고 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를 논의했다.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최 대행에 대한 탄핵 여부는 지도부에 위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두 시간 넘게 이어진 의총에선 총 22명의 의원들이 자유 발언에 나선 가운데, 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이 불가피하다는 강경론과 함께 줄탄핵에 대한 역풍을 우려하는 신중론이 함께 쏟아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최 권한대행을 향한 직접 공세에 나선 것을 두고 헌재의 탄핵심판 선고 일정이 늦어지는 데 대한 조급함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비공개 최고위에서 “헌재 결정이 빨리 안 나오고 늦어지고 있다”면서 답답한 심경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최 권한대행에 대한 경호등급을 올려 경호수준을 강화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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