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전망 낮추고 물가 전망 올려…연내 금리인하 횟수 전망은 그대로
정책 영향 명확해질 때까지 관망 시사…월가에선 "연준 대응수단 제한적" 분석도
뉴욕증권거래소 앞을 지나는 행인 |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9일(현지시간) 수정 경제전망(SEP)을 통해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을 낮추고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상향 조정하면서도 기준금리 인하 횟수 전망은 그대로 유지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섣불리 움직이기보다 정책 변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신중히 지켜보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금리 결정을 앞두고 월가에서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현 4.25∼4.50%로 동결할 것이라고 이미 예측해왔다.
연준 위원들은 이날 수정 전망에서 2025년 말 기준금리 예상치 중간값을 종전 3.9%를 그대로 유지했다.
중간값은 변함이 없었지만 직전 12월 전망 때는 현 수준 대비 3회 이상 금리인하를 기대한 위원이 5명 있었던 반면 이번 수정 전망에서는 2명의 위원만이 3회 인하를 예상했다는 점이 달라졌다.
이전보다 다수의 위원이 금리 인하 시기를 좀 더 늦출 필요가 있다는 시각에 동조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높은 마가(MAGA) 문구 모자 |
연준 위원들은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을 종전 2.1%에서 1.7%로 하향 조정했고,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 전망치는 종전 2.5%에서 2.7%로 높였다.
이 같은 전망 조정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성장세를 둔화시키고 물가 상승 압력을 가져올 것이란 경제 전문가들의 관측과 궤를 같이하는 대목이다.
월가 안팎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공격적인 관세 정책과 강도 높은 연방정부 인력 구조조정, 불법 이민자 추방 정책으로 인해 미국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물가 상승률이 다시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해왔다.
트럼프 행정부 정책을 반영한 경제전망 수정에도 불구하고 금리인하 예상 횟수를 바꾸지 않은 것은 정책 변화의 영향이 좀 더 명확해질 때까지 통화정책 결정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평가되는 대목이다.
지난 7일 뉴욕서 열린 통화정책 포럼에 참석한 파월 의장 |
앞서 파월 의장은 지난 7일 포럼 공개연설에서 "우리는 서두를 필요가 없으며 (정책 변화 영향이) 좀 더 명확해질 때까지 기다릴 수 있을 만큼 (통화정책이) 잘 자리 잡고 있다"라고 말해 '서두르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재확인한 바 있다.
이 같은 발언은 수많은 뉴스를 몰고 오는 정권 초반의 개별 정책 변화나 개별 경제지표의 일시적인 변동 하나하나에 크게 연연하지 않으며 경제 변화의 신호를 종합적으로 살펴보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1월 FOMC 기자회견 하는 파월 연준 의장 |
한편 월가 일각에선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촉발한 경제 불확실성에 대해 연준이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입지가 애초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TS롬바드의 스티븐 블리츠 수석 미국경제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성장경로를 떨어뜨릴 무역 충격을 조성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통화정책이 관세에 따른 무역 충격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라고 평가했다.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의 스티브 잉글랜더 북미 매크로리서치 수석은 "연준이 인정하고자 하는 것보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대해 더 많이 우려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pa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