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트럼프와 통화후 “美 자포리자 원전 투자 논의”
자포리자 원전, 러시아 점령지에 속해 추후 뺏길 우려
부분 휴전 수용해 美 개입 유도로 활로 모색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의 대통령궁에서 알렉산더 스텁 핀란드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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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우크라이나가 종전 논의에서 좀처럼 주도권을 내주지 않고 있는 러시아에 맞서 실효성 있는 휴전 관리라는 명분을 내세워 미국의 더 많은 개입을 유도하는 협상 전략을 쓰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원자력 발전소와 전력망을 소유할 것을 제안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러시아가 부분적인 휴전안에만 동의한 채 논의의 주도권을 쥐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강력한 중재국인 미국이 휴전 감독관으로서 확전을 억제하는 역할을 해 줘야 한다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美 개입범위 넓히려 우크라 원전 소유도 동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고 있다. [UP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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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 휴전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화 통화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가 30일간 에너지 인프라 시설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는 방안에 합의한 것을 의미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전력 및 유틸리티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원전을 운영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마코 루비오 미 국무 장관 등은 “미국이 (우크라이나) 원전을 소유하는 것이 우크라이나 인프라를 보호하고 에너지 인프라를 지원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유럽 최대의 원전인 자포리자 원전은 우크라이나 직원들이 근무하지만 러시아 점령지에 속해 있다. 영토 협상이 본격화하면 러시아가 소유권을 주장할 공산이 큰 만큼 원전 운영에 미국이 관여하는 게 우크라이나엔 실보다 득이 더 크다.
자포리자 원전 외에도 우크라이나는 자국 영토 내 3곳의 원전을 소유하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우크라이나의 원전 중 어느 곳을 미국이 소유하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트럼프, 우크라에 군사지원 합의…젤렌스키 “푸틴은 휴전 원치 않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검찰총장실 확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EP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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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우크라이나와 국방 정보 공유에 합의해준 것도 휴전 관리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간의 이러한 합의는 전날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및 정보 공유를 중단하라는 푸틴 대통령의 요구를 거부한 셈이다.
이에 힘입어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의 쿠르스크 지역에 우크라이나군이 있는 상황에서는 휴전하기를 원치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우리가 (러시아와) 합의를 하고 부분 휴전에 대해서도 상응하는 문서가 나올 때까지는 (드론과 미사일 등) 모든 것이 날아다닐 것”이라며 러시아가 합의 조건을 위반하면 우크라이나도 대응할 것을 시사했다.
다만 우크라이나에 최악의 상황은 미국이 그간의 군사 지원에 대한 보상만 챙긴 채 불안한 휴전 상태에서 손을 떼는 것이다. 이를 피해야 하는 우크라이나로선 미국이 부분 휴전 단계에서부터 더 많은 현안에 발을 담그길 원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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