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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일)

홈플러스, 실적 악화에도 경영진 급여는 올렸다…4년간 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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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지속된 3년간 급여 18% 늘어…총 보상 35%↑

MBK인사 포함된 경영진 보상 늘자 직원 불만도 커져

홈플러스 “기업회생 못하면 5월 부도…7395억 현금부족”

김광일 홈플러스 대표이사 겸 MBK 부회장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에 대한 현안 질의에서 얼굴을 만지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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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홈플러스가 최근 3년간 적자를 지속하며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돌입했지만, 주요 경영진에게 지급한 보상금액은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매출이 6조원대로 주저앉은 최근 4년간 경영진 급여가 26% 뛴 것으로 나타나 눈총을 사고 있다.

20일 홈플러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계연도(3월~이듬해 2월) 기준으로 2023년 주요 경영진에 지급한 보상금액은 58억원, 퇴직급여 12억원 등 총 70억원으로 집계됐다. 급여 등 항목이 전년 대비 8.2% 늘면서 전체 보상액은 1년간 20.4% 증가했다.

홈플러스는 최근 4년간 임원진 보상을 꾸준히 늘렸다. 급여 등 항목은 2020년 46억원에서 2021년 49억원, 2022년 54억원, 2023년 58억원으로 증가했다. 퇴직급여는 일회성 요인이 반영되지만 2020년 4억원, 2021년 3억원, 2022년 4억원, 2023년 12억원 등 급증세를 보였다. 전체 보상액 역시 이 기간 50억원, 52억원, 58억원, 70억원으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홈플러스가 경영진 보상을 가장 적게 지출한 2020년과 비교하면 급여 등 항목은 26.2%, 전체 보상액은 40.3% 증가했다. 영업적자가 지속된 최근 3년만 보더라도 급여 등 항목이 18.8%, 보상액이 35.8% 늘었다.

이는 홈플러스 실적과 역행하는 흐름이다. 홈플러스는 2020년 매출이 6조원대(6조9662억원)로 떨어졌다. 심지어 영업이익은 2021년 1336억원 손실을 보며 적자 전환했다. 2022년과 2023년에도 각각 2602억원, 1994억원의 영업손실을 지속했다. 작년에는 적자의 골이 더 깊어졌다. 홈플러스가 법원에 제출한 회생신청서에 따르면 1월 31일 기준 직전 12개월 매출은 7조461억원, 영업손실은 2349억원이었다.

홈플러스 물품구매 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19일 서울 종로구 MBK파트너스 앞에서 ‘MBK 김병주 회장 홈플러스 유동화 전자단기사채 원금반환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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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보고서상 주요 경영진은 이사(등기·비등기), 이사회 구성원, 재무책임자 및 내부감사책임자가 해당된다. 대주주 MBK파트너스의 인사들이 상당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등기이사는 사내이사로 김광일 MBK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과 조주연 사장, 기타비상무이사 4명, 사외이사 1명, 감사 1명으로 구성된다. 기타비상무이사 4명 중 3명과 천준호 감사는 MBK 인사들이다.

홈플러스 실적 악화를 놓고 MBK의 책임론이 거센 상황에서 주요 경영진에 대한 보상이 증가한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다만, 김 부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와 국회 긴급 현안 질의에서 홈플러스에서 급여를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노조 관계자는 “과거 실적 악화 책임을 지고 임원들이 월급을 자진 삭감한 적도 있었지만, 그 이후로는 단 한 번도 없었다”며 “직원들은 ‘지금 너무 힘든데 임원들은 대체 뭘 하고 있느냐’며 불만이 많다”고 전했다.

홈플러스는 상거래채권 변제를 위해 대규모 할인 행사 ‘앵콜 홈플런 이즈 백’을 진행하는 등 현금 조달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 4일에는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단기자금 조달 실패로 현금 부족이 이달(3월) 17일 184억원 발생한 뒤 계속 악화해 5월 말일 7395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대로면 5월 부도를 피할 수 없다는 게 홈플러스의 주장이다. 홈플러스는 회생 개시로 금융채무 상환이 유예되고, 회생신청일 20일 이전의 상거래채무를 지급하지 않으면 현금보유고가 이달 1일 1300억원에서 5월 말 2779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개시를 통해 상거래채권 변제를 지속 중이다. 전날 오전까지 3780억원을 지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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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는 회생신청서에서 “회생 개시 후 상거래채권액은 100% 변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금융채권자들에게도 약간의 이자율 조정과 변제조건의 변경을 통해 대부분 변제하는 것을 목표로 회생 계획을 세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고정비와 금융비용 부담을 집중적으로 완화하는 내용을 회생계획안에 담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임대료에 따른 리스부채, 금융부채 등 상환에 따른 현금 유출이 크기 때문이다. 홈플러스의 금융비용은 2022년 3933억원, 2023년 4573억원, 지난해 5493억원으로 증가했다.

홈플러스 총부채는 1월 말 기준 8조5000여억원이다. 리스부채가 2조4000여억원, 유동성리스부채 1조88억원, 상환전환우선주 1조1000여억원, 장기차입금 1조6000여억원, 매입채무 5505억원, 단기차입금 3819억원 등이다.

홈플러스는 임대료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과거 매각 후 재임대(세일즈앤리스백)한 점포 중 영업이익을 무의미하게 할 정도로 차임(임차료)이 과다한 곳에 대해서는 임대인들과 차임 재조정을 시도하고 채무회생법상 계약 해지권을 활용할 것”이라고 회생신청서에 적었다. 인수합병(M&A)에 대해서는 당장 쉽지 않다는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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