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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자산 200조원 앞두고 ‘ETF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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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치 190.3조원 찍고 하락

해외주식형 열기 꺾인 영향

韓증시 우량주 ETF도 감소

“성장세 주춤, 숨고르기”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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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지수펀드(ETF)가 국내에서 ‘순자산총액 200조원 시대’를 눈앞에 두고 뒷걸음치는 모습을 보인다. ETF 순자산총액 190조원을 기록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순자산총액이 7조원 가까이 감소했다. 이 추세라면 이달 말엔 월간 기준 ETF 순자산총액이 24개월 만에 ‘역성장’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17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상장 ETF 959종목의 순자산총액은 183조5993억원을 기록했다.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달 20일과 비교했을 때 지난 17일까지 16거래일간 국내 상장 ETF의 종목 수는 12개나 늘었지만, 순자산총액은 6조7792억원이나 감소한 것이다.

최근 들어 국내 ETF 시장은 ‘파죽지세’로 부를 정도의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렸다.

국내 제1호 ETF인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이 지난 2002년 10월 14일 상장된 이후 국내 ETF 시장 ‘순자산총액 100조원 시대’가 개막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21년이다. 지난 2023년 6월 말엔 국내 ETF 순자산총액 100조원 돌파 기념행사가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개최되기도 했다.

하지만, 추가로 90조원 규모의 순자산을 쌓아 올리는 데엔 2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그만큼 업계에선 ‘200조원 돌파’가 시간 문제란 목소리가 지배적이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ETF는 공모펀드와 비교해 실시간 매매가 가능하고, 운용보수와 판매보수 등 비용이 저렴하다는 뚜렷한 장점이 있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최근들어 국내 ETF 시장의 성장세에 제동이 걸린 이유론 해외 주식형 ETF에 대한 투자 열기가 다소 잠잠해진 게 꼽힌다.

미 증시 투자 ETF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TIGER 미국S&P500’ ETF의 순자산 감소액은 6481억원으로 2위를 기록했고, ‘TIGER 미국테크TOP10 INDXX(-3841억원, 4위)’, ‘TIGER 미국나스닥100(-3710억원, 5위)’,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2773억원, 7위)’, ‘RISE 미국나스닥100(-1746억원, 10위)’ 등의 ETF 종목들도 순자산 감소액 톱(TOP)10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종목의 성적표가 좋지 못했던 점은 투자 자금 유출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최근 한 달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7.41%), 나스닥종합지수(-11.14%), 미 대표 반도체 지수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11.13%)의 수익률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 밖에도 국내 증시 대표 우량주에 투자하는 ‘KODEX 200(-2860억원, 6위)’, ‘KODEX 코스닥150(-2365억원, 8위)’ ETF 등의 순자산도 감소세를 보인 점도 눈에 띄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성장세가 주춤해진 ETF 시장의 모습이 ‘숨 고르기’에 가깝다는 평가에 무게를 싣는다.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2년도 채 지나지 않은 시간 동안 순자산총액이 2배나 늘어난 만큼 ETF 시장의 기반을 다지기 위한 조정세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 “일반 계좌뿐만 아니라 확정기여형(DC)이나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 등 연금 시장을 통한 자금 유입액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여전히 선진 자본 시장과 비교하면 국내 주식시장 대비 ETF 시장 규모가 작다는 점에서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짚었다. 신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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