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사용량 모니터링 중인 경북 의성군 소속 검침원 최순연 씨. [경북 의성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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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물이 말도 안 되게 많이 새고 있었어요. 뭔가 이상한 상황이라고 판단했죠.”

경북 의성군의 한 주택에서 의식 저하로 쓰러진 80대 독거노인이 수도 검침원의 눈썰미로 목숨을 구했다.

20일 경북 의성군에 따르면 소속 검침원 최순연(47) 씨는 춘산면 신흥리에서 홀로 살다 의식이 희미해진 상태로 쓰러진 A(88) 할머니를 구조했다.

최씨는 비번일인 지난 16일 오후 9시 집에서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원격검침 시스템으로 지역 내 수도 사용량을 점검하던 중, A 할머니의 집에서 수돗물 사용량이 갑자기 늘어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과거 현장점검을 하면서 A 할머니 연락처를 알아둔 최씨는 주말 늦은 시간임을 고려해 다음 날 오전 9시쯤 A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그는 위급 상황이라고 판단해 곧바로 신흥리 이장 김석룡 씨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김 이장은 집안에 쓰러져있던 A 할머니를 발견한 뒤 119에 신고했다.

당시 할머니의 집은 욕실 수도가 잠겨지지 않은 채였고, 할머니는 의식이 희미한 상태로 두 눈만 껌뻑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으로 옮겨진 A 할머니는 영양실조 상태로 판정됐으며 현재는 건강이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할머니의 집 수도 사용량을 확인한 것을 두고 “이런 식으로 계속 새면 한 달에 600톤가량 되는데 수도요금으로 치면 한 달에 60∼70만원 나올 정도라 뭔가 이상한 상황이라고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의성군은 2019년부터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원격 검침 방식을 도입해 실시간 수도량을 지켜보고 있다. 최씨가 맡은 현장·원격 검침 가구는 각 1000 가구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검침원의 빠른 판단과 이장님의 도움 덕분에 어르신을 구했다”라며 “원격검침 시스템을 활용해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더욱 촘촘한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