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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6 (수)

깜빡이 켜자 들이받은 車…지난해 조직 보험사기로 82억 가로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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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사고 보험사기 혐의자 431명 적발

소득 불안정한 20·30대 남성이 88.6%

주로 야간·복잡한 교차로서 사고 유발해

“무리하게 끼어들지 않기 등 안전운전”

지난해 조직적인 보험사기 수법으로 편취된 보험금만 82억원에 달했다. 금융감독원은 무리하게 끼어들지 말고, 안전거리를 확보하는 등 안전운전을 생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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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성준 기자] #. 운전자 K씨는 퇴근길 교차로에서 차선을 변경하려고 했다. 방향지시등을 켜고 2차로에서 1차로로 이동하는 순간, 뒤쪽에서 빠르게 달려오던 차량과 그대로 충돌했다. 사고 후 상대 운전자는 “내 차선으로 갑자기 끼어들었으니 100% 과실”이라고 주장했지만, 보험사 조사 결과 일부러 속도를 줄이지 않고 충돌하는 방식의 보험사기 수법이었다.

지난해 조직적인 자동차 고의사고 보험사기로 지급된 보험금은 82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10건 중 6건은 진로변경 차량을 노린 고의사고였다. 금융감독원은 무리한 끼어들기를 자제하고 충분한 거리를 확보해 주행하는 등 안전운전을 당부했다.

금감원은 작년 고의사고 보험사기 공모를 조사해 총 1738건의 사고를 확인한 결과 82억원의 보험금을 가로챈 혐의자 431명을 적발해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20일 밝혔다. 1년 전(155명)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 자동차 보험사기는 전체 보험사기 중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가장 많이 쓰이는 수법이다.

적발된 혐의자의 88.6%는 소득이 불안정한 20~30대 남성이었다. 이들은 친구나 가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모집한 사람들과 사전에 범행을 계획했다.

고의사고 유형은 진로변경 시 차선 미준수가 62.0%로 가장 많았으며 ▷교차로 통행 위반(11.9%) ▷일방통행 도로에서 후진 중인 차량과의 사고(8.0%) 등의 순이었다. 특히 버스터미널 사거리, 회전교차로, 합류차선 등 복잡한 도로나 야간 시간대처럼 시야 확보가 어려운 환경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고의사고 차량의 절반 이상은 자가용(57.2%)이었으며 ▷렌터카(19.4%) ▷오토바이(16.7%)가 뒤를 이었다.

혐의자 대부분은 대인 합의금을 목적으로 사고를 일으켰다. 이들은 텔레그램이나 온라인 카페에 ‘공격수 구합니다’, ‘고액 알바 모집’ 같은 광고를 올려 사람을 모집하고 범행에 동참시키는 방식으로 조직적으로 범죄를 저질렀다.

금감원은 손해보험협회와 함께 고의사고가 잦은 교차로 등을 대상으로 예방 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사고다발 지역 주변의 버스정류장이나 블로그, 인스타그램 광고는 물론 내비게이션 음성 안내 등도 추진한다. 또 고의사고 알선·유인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기획조사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자동차 고의사고 피해 예방법으로 ▷안전운전 생활화(무리한 끼어들기 금지, 안전거리 유지 등) ▷고의사고 의심 시 경찰·보험사 신고 필수(합의 자제) ▷현장 증거 확보(사진, 블랙박스, 목격자 진술) ▷보험사기 유인·알선 행위 제보(금감원이나 보험회사에 즉시 신고) 등을 강조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기를 권유하거나 사람을 모집하는 행위는 엄연한 범죄이며 처벌 대상”이라며 “SNS나 인터넷에서 이런 제안을 받으면 즉시 금감원이나 보험사에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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