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 문정동 등 토허제 ‘불똥’
“집주인들 이제 매매 안될까 스트레스”
서울시가 강남·서초·송파·용산구 소재 전체 아파트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확대 재지정한 가운데 19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의 모습. 2025.03.19 권도현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31억원에 나온 매물이 어제 29억5000만원 되더니 하루 사이에 28억5000만원까지 얘기하고 있습니다.”
서울 송파구 잠실리센츠 아파트 단지 내 공인중개사 A씨는 “전세를 끼고 사고 팔려면 이번 주 안에 계약해야 해서 다들 서두를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서울의 강남 3구와 용산구 전역에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지정을 발표한 이튿날인 20일 서울 강남 일대 부동산 현장에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 토허제 재지정으로 전세를 낀 갭투자 거래가 막힐 것에 대비해 급하게 하루만에 호가를 1~2억원 내린 매물이 등장했다. 잠실 이외에 송파구 인근 지역에선 토허제 지정이라는 ‘불똥’으로 매매 거래가 끊길지 전전긍긍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가장 혼란스러워하는 지역은 지난 1월 오세훈 서울시장이 토허제를 해제했던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동)’이다. 토허제 재지정으로 오는 24일부터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게 사실상 금지되기 때문이다.
부동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나흘 전 신고가 찍고 샀는데 머리 아파 죽겠네요. 5000만원 계약금 보냈는데 취소하는 게 맞겠죠?” “갭투자하려고 알아본 집 계약서 이번주에 빨리 쓰라고 연락 왔는데 지금 매수하는 거 맞나요? 지켜봐야 하나요?”라는 고민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이번 발표로 피해를 본다는 불만도 터져나온다. 송파구 잠실이 급등했다고 하지만 같은 구 안에서도 문정동, 가락동 등지에선 ‘집값도 오르지 않았는데 토허제 지정으로 피해를 본다’는 것이다. 송파구 전체가 토허제 지정된 이후 문정동에선 하루만에 4000만원을 낮춘 사례도 나왔다. 갭투자가 금지되기 전에 빨리 팔겠다는 것이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 공인중개사 C씨는 “투기와 상관 없는 나홀로 아파트까지 다 묶어버리니 집을 꼭 팔아야 하는 분들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며 “이사를 가려고 집을 내놓은 사람들의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하다”고 말했다.
정부와 서울시는 강남3구와 용산구에서 갭투자가 금지되면서 투자 수요가 인근 다른 지역으로 퍼지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주의하고 있다.
정부와 서울시는 ‘잠삼대청’에서 시작된 투기 과열 양상이 확대된 토허구역 지정에도 지속되면, 서울 다른 구도 추가로 지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미랑 기자 rang@kyunghyang.com,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계엄, 시작과 끝은? 윤석열 ‘내란 사건’ 일지 완벽 정리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