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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일)

미치광이와도 합의를? [위기관리 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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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에서는 가능한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왠만한 고객 컴플레인이나 이해관계자 문제는 합의해서 잘 해결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문제는 블랙컨슈머나 악의적으로 또는 직업적으로 협박을 일삼는 사람들인데요. 이런 소위 '미치광이'들과도 합의를 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이코노믹리뷰

질문하실 때 사용하신 단어만 들어보아도 회사에서 그 사람들에 대해 어떤 감정을 느끼고 계신지 잘 알겠습니다. 실제 여러 기업들이 그런 사람들 때문에 협박아닌 협박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일부는 그들을 대상으로 소송이나 여러 조치들을 강력하게 진행하기도 하고, 다른 일부는 말씀대로 조용히 그러나 어렵사리 합의해 문제를 종결시키기도 하지요.

고민 주제는 어떤 사람들에게 까지 그런 합의 전략을 유지해야 하는가 같습니다. 말씀대로 진짜 미치광이와도 합의를 해야 하는지? 아니라면, 합리적인 사람과만 합의하고, 일정한 도를 넘는 사람과는 합의 없이 법적 대응이나 다른 압박책을 적용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기업도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대응에 있어 기업측에서 생각의 방향을 조금 바꾸셔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자사에게 협박을 해 오거나, 여러 컴플레인을 하며 문제화 하려는 사람들이 있을 때, 대부분의 기업은 그 사람을 먼저 봅니다. 그 사람이 어떤 매체의 어떤 기자인지, 어떤 정부관계자인지, 어떤 부처 실무자인지, 실제 고객인지, 고객이라면 정상고객인지 아니면 블랙컨슈머인지, 뒷정보를 캐 보며 프로인지 아마추어인지 까지 확인하려 하는 것이지요.

물론 그런 상대에 대한 파악은 불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 좀 더 비중 있게 생각해 보아야 하는 것은 그 상대가 제기하고 있는 이슈의 중대성 여부입니다. 제3자 시각에서 볼 때 그가 제기하는 이슈가 상당한 부정성을 가지는지, 그리고 그 부정성이 최악의 경우 어떤 새로운 상황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를 따져 보는 것이 급선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문 앞에 강도가 서 있는데, 그 강도가 어린 아이인지, 덩치 큰 강패인지, 여성인지, 노인인지를 오랫동안 따지기 전에, 그 강도 손에 쥔 무기나 폭약이 어떤 것인지를 빨리 살펴보라는 것이지요. 돌맹이를 쥐고 있는지, 아니면 핵폭탄을 쥐고 있는지에 따라 대응을 결정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즉, 그 상대의 문제제기로 인해 자사가 입을 수 있는 피해규모와 범위를 면밀하게 예상해 이해해야 대응 전략의 기반이 마련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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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의 경우 그 상대가 미치광이라는 것에 중점을 두고 합의할 가치가 있는가? 합의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될 것인가? 저런 미치광이에게 어느정도 수준에서 합의 해야 하는가? 등의 부차적이고 상대적으로 덜 시급한 주제로 고민의 시간을 메꾸게 됩니다. 이는 실제 합의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주게 되니 자사에게는 이득이 없습니다.

사람을 보기 보다 먼저 그가 제기하는 이슈를 보십시오. 사람만 보면 감정이 먼저 생깁니다. 그 감정이 그가 제기하는 이슈의 중대성을 가리게 됩니다. 감정으로 대응해서는 그런 사람들을 이길 수 없습니다. 상대가 정상이 아니라고 하기전에, 먼저 회사가 더욱 정상적 판단을 하려 노력하십시오. 제기한 이슈가 별것 아니라면, 합의는 필요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반대라면 합의는 그 누구와도 시도해 보는 것이 곧 이슈관리이자 위기관리 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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