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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일정 다 외운다” 韓 시장 공략 나선 럭셔리 호텔 총지배인 3人 [호텔 체크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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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방문율 높은 한국 시장 핵심 성장 동력 중요
카펠라, 현지 문화와 깊이 연결한 경험 제공해
안드레 푸, 타이베이 정체성 담은 디자인 설계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파티나 브랜드 철학 총력


(왼쪽부터) 데니스 라우벤슈타인 카펠라 타이베이 총지배인, 존 블랑코 카펠라 교토 & 파티나 오사카 클러스터 총지배인, 엘렌 프랑케 파티나 오사카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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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펠라 호텔 그룹(이하 카펠라)이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카펠라는 지난 5일 서울에서 ‘미디어 이벤트를 개최했다. 카펠라는 한국 시장을 주요 전략지로 삼고 포트폴리오와 브랜드 철학을 공유했다.

특히 올해 개관을 앞둔 호텔들에 대한 소식도 알렸다. 대만 카펠라 타이베이, 일본 ‘카펠라 교토’와 ‘파티나 오사카’를 소개했다. 현장에서 세 곳의 총지배인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존 블랑코(John Blanco)일본 카펠라 교토&파티나 오사카 클러스터 총지배인

존 블랑코 John Blanco 일본 카펠라 교토&파티나 오사카 클러스터 총지배인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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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블랑코는 태국 카펠라 방콕 총지배인을 역임했다. 리츠칼튼과 포시즌스 등 유명 호텔에서 근무했다. 다국어 구사 능력과 탁월한 고객 경험 기획 능력으로 유명한 블랑코는 카펠라 호텔 그룹의 일본 진출을 상징하는 두 호텔을 총괄한다.

Q. 한국 여행 시장 특성과 카펠라 호텔 그룹의 접근 방식은.
한국 시장은 하나로 정의하기 어렵다. 고객들은 여행 목적에 따라 원하는 게 다르다. 가족여행, 허니문, 단골손님까지 모두 추구하는 경험이 다르다. 보통 한국 여행객은 2~3박 정도 머물기 때문에 오가기 편한 것도 중요하다. 일본과 대만 등 여러 곳에서 30편 넘는 항공편이 있어 찾아오기 쉽다. 안전하고 깨끗한 환경도 여행지로 선택받는 강점이다.

이런 서비스를 어떻게 만드는지 모두 말할 순 없지만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기술로 실시간 소통한다. 호텔 시스템으로 직원들이 고객 움직임을 바로바로 공유한다. ‘손님이 아침 먹고 운동하러 갔다’는 정보가 있으면 복도에서 만난 직원이 자연스레 이름 부르며 인사하고 아침 식사가 어땠는지 물어본다. 작은 부분이지만 고객이 환영받는 느낌을 주는 중요한 요소다.

둘째, 직원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한다. 우리 문화, 특히 아시아에선 윗사람 지시를 기다리고 조심스레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직원들이 주도적으로 판단하고 손님과 대화하는 환경을 만든다. “오늘 운동 어떠셨어요.” “투어 간다고 들어서 간식 준비해 뒀어요” 같은 작은 배려가 쌓이면 잊지 못할 기억이 된다. 서비스가 아니라 브랜드를 오래 기억하게 만드는 강한 힘이 된다.

카펠라가 한국 시장에서 중점을 두는 요소는 ‘문화’와 ‘큐레이션’이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빠르게 파악해서 맞춤형 경험을 제공하는 게 우리 강점이다. 그냥 묵고 가는 호텔이 아니라 현지 문화와 깊이 연결한 서비스로 한국인에게 더 의미 있는 여행을 만들어주고 싶다.

Q. 일본에서 한국 시장에서 중요한 이유는.

카펠라 교토 객실 내부 / 사진=카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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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펠라는 가족 경영으로 시작한 비교적 소규모 호텔 그룹이다. 아시아에 뿌리를 둔 싱가포르 기반 회사다 보니 주변 아시아 국가들에 먼저 집중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원거리 지역까지 진출할 가능성도 있지만 우선은 아시아에서 탄탄히 자리잡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국 여행객은 접근성을 중요하게 여긴다. 카펠라 호텔들이 한국인이 자주 가는 곳에 있어 접근성이 좋고 다시 찾는 고객도 많다. 방콕만 해도 한국 방문객이 전체 1-2위를 차지할 정도니까. 일본은 높은 재방문율을 기록한다. 한국은 그냥 중요한 시장이 아니라 계속 성장하는 핵심 마켓이다.

Q. 카펠라 방콕이 글로벌 어워드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는 이유는. 이런 특징이 다른 카펠라 호텔에도 있나.
카펠라가 글로벌 어워드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사람’이다. 카펠라는 시설(하드웨어)만 좋은 호텔이 아니라 ‘사람’ 중심으로 문화를 만든다. 늘 어떤 인재를 채용할지, 그들이 카펠라 문화를 어떻게 체화할지 고민한다. 이런 노력이 고객에게 진정성 있는 서비스로 전달됐고 카펠라 방콕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고 생각한다. 고객 니즈를 빠르게 파악하고 최고 인력을 확보해 카펠라 서비스 철학을 내재화하는 과정이 성장 비결이다. 앞으로 개관하는 모든 호텔에도 똑같이 적용할 것이다.

데니스 루벤슈타인(Dennis Laubenstein)대만 카펠라 타이베이 총지배인

데니스 루벤슈타인 Dennis Laubenstein 대만 카펠라 타이베이 총지배인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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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스 루벤슈타인은 카펠라 싱가포르, 중국 카펠라 투 푸 베이, 최근에는 베트남 카펠라 하노이에서 총지배인을 맡았다.

한국 여행객은 짧은 일정으로 여행하는 편인데 호텔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사실, 이는 한국 시장의 독특한 특성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 여행객은 목적지가 가까운 곳이라 해도 보통 2~3박 정도 머무르는 경향이 있다. 유럽인들처럼 한곳에서 1~2주 동안 즐기는 문화는 아니다.

그렇다면 짧은 시간 안에 어떻게 하면 그들이 카펠라의 문화와 가치를 제대로 경험할 수 있을지가 중요한 질문이 된다. 방콕에서도 평균 체류 기간은 2~3박 정도고 오사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타이베이를 방문하는 여행객은 남쪽 가오슝 같은 예술 중심지로 이동하며 당일치기 여행을 즐긴다.

짧은 일정이라도 카펠라 컬처럴 큐레이션을 통해 현지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카펠라 타이베이는 타이베이 문화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호텔 내부에서도 현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신경쓴다. 관광이 아닌 여행객 삶에 의미를 더해주는 경험을 만들어가는 것이 목표다. 많은 고객이 이런 경험을 원한다.

세계적인 건축가 안드레 푸 디자인이 타이베이 특성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나.

카펠라 타이베이 호텔 외관 / 사진=카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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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벤슬리가 설계한 인도네시아 카펠라 우붓도 그렇고 카펠라는 세계적인 건축가들과 협업해왔지만 유명 건축가가 디자인한 호텔을 만드는 게 목표는 아니다. 중요한 건 그냥 건물을 짓는 게 아니라, 이야기를 담아내는 작업이다.

안드레 푸 역시 ‘디자인’이 아니라, 타이베이 정체성을 호텔 공간에 담아내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앙드레는 많은 멋진 호텔들을 디자인했다. 호텔 디자인을 구상할 때 그는 타이베이 거리를 직접 걸으며 지역 문화와 유산을 관찰했다.

예를 들어, 카펠라 타이베이 대표 공간인 플럼(PLUM) 라운지는 타이베이 자연에서 영감 받아 디자인했다. 거기엔 대만 국조인 타이완 블루 매그파이를 그린 큰 벽화가 있다. 프랑스 예술가가 한 달간 작업한 작품이다. 중식당에선 대만 전통 꽃 무늬를 볼 수 있고 루프톱은 타이베이 전통 가옥 지붕 모양을 그대로 가져와 레스토랑에 자연스럽게 적용했다. 투숙객이 라운지에서 자연스럽게 타이베이의 감성을 느낄 수 있고 공간 자체가 하나의 문화적 경험이 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호텔을 둘러보면 안드레의 디자인 과정이 그대로 담겨있다. 앞으로는 현지 예술가작품도 전시할 예정이다. 안드레는 사람들이 이 호텔에 올 때마다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원했다. 마치 집처럼 인테리어를 바꾸고 가구 배치를 조정하면서 점점 더 편안한 ‘또 하나의 집’이 되는 거다. 이런 변화로 고객은 호텔에 올 때마다 색다른 경험을 하고 점점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마치 자신의 집처럼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공간, 언제든 돌아오고 싶은 ‘또 하나의 집’이 되는 것이다. 이게 안드레가 추구하는 현대적 맨션(Mansion)의 개념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친근하고 많은 이야기가 쌓이는 살아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엘렌 프랑케(Ellen Franke)파티나 오사카 총지배인

엘렌 프랑케 Ellen Franke 파티나 오사카 총지배인 / 사진=권효정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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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렌 프랑케는 말레이시아의 리츠칼튼 랑카위에서 총지배인을 지냈다. 유럽, 미국, 중국, 말레이시아에서 25년 이상 경력을 쌓았다.

파티나와 카펠라, 어떻게 다른가.
대도시 도쿄가 아닌 오사카를 첫 번째 호텔로 선택한 이유는.
파티나는 카펠라의 자매 브랜드다. 두 브랜드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카펠라가 세심한 맞춤형 럭셔리 경험을 강조한다면 파티나는 현지와의 상호작용을 중심으로 운영한다.

파티나는 2021년 몰디브에서 첫 번째 호텔을 열며 브랜드 철학을 세웠다. 가장 중요한 가치는 현지 문화 보존과 지역 사회와의 공생이다. 호텔이 위치한 도시의 문화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 가는 것에 초점을 둔다.

일본에서 도쿄가 아닌 오사카를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오사카는 도시 감성과 전통이 공존하는 독특한 매력을 가진 곳이다. 다양한 문화가 유입되고 교류하는 도시로 파티나가 추구하는 지역과의 상호작용이라는 철학과 잘 어울렸다.

파티나 오사카에서는 어떤 경험을 할 수 있나.

파티나 오사카 호텔 외관 / 사진=카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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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나 오사카는 지역과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제공한다. 대표 프로그램 중 하나가 ‘발효 체험’이다. 오사카는 전통적으로 다양한 발효 음식 문화가 발달한 지역이다. 파티나 오사카는 요리 체험과 함께 현지 생산자들과 협업해 고객에게 깊이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투숙객은 발효 음식을 맛보며 현지 문화와 삶에 직접 다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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