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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역대급 규모'인 3조6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발표한 가운데, 그 방식과 시점에 대한 의문이 이어지고 있다. 향후 3년간 6조원이 넘는 회사 영업이익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돈을 왜 끌어다 쓰느냐는 지적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0일 이사회를 열고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총 3조6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해 △1조6000억원 해외 현지 공장 설립·방산 협력을 위한 지분 확보 △9000억원 국내 사업장 △8000억원 미국 해양 방산·조선 생산 거점 확보 등에 쓰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증자로 확보한 자금 대부분을 사업 확장에 쓰겠다고 했지만 시장과 재계의 의문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현금흐름이 양호한 상황이어서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1조4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2% 늘었고, 영업이익은 1조7319억원으로 191%나 급증했다. 영업이익률은 15.4%,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조9677억원을 보유했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올해도 그 이상의 실적이 예상되는데도 유상증자를 추진하게 된 배경에 대해 회사는 "지금 투자 기회를 놓치면 지금 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뒤로 밀려버린다는 경영진이 판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재무안전성을 유지하면서 점진적으로 성장하는 방법도 있지만, 더 올라가기 위해선 유상증자라는 판단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난해 말 기준 방산 수주잔고만 32조4000억원으로 전년 27조8566억원과 비교하면 16.3%가 늘었고 향후 3년간 영업이익은 연결 자회사 실적을 제외한 지방방산과 항공우주 부문만 해도 약 6조5000억원으로 예상돼 벌어 들이는 돈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다목적무인차량 '아리온-스멧(Arion-SMET)'/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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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회사의 해외 진출과 생산능력 확충에 대한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면서도 "대규모 유상증자를 선택한 것은 기존 주주들 입장에선 아쉬울 대목"이라고 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현금이 김동관 형제의 회사로 가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도 투자자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13일 한화임팩트와 한화에너지가 보유한 한화오션 보통주 7.3%를 1조3000억원에 샀다. 한화에너지는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인 김동관 부회장, 김동원 사장, 김동선 부사장이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회사다. 또 한화임팩트의 최대주주는 한화에너지(52.1%)다. 한화에너지는 상장을 추진중이다. 지난 19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을 기업공개(IPO)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다.
시장의 반응도 부정적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이날 오전 11시25분 기준 전일 대비 10% 이상 급락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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