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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일)

AI 대전환 시대에 사업에서 성공하려면…“이타심이 필수” [똑똑한 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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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장사-34] 허허벌판에서 식당을 차려 몇 달 만에 대박 매장을 만든 사장이 있다. 경남 밀양에 있는 다원정의 손태현 사장이다. 창업 당시 식당이 있는 자리는 길조차 나 있지 않는 허허벌판의 고립된 지역이었다. 만만치 않은 입지에서 출발한 식당이 대박 식당으로 변한 비결은 이타적인 마인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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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현 다원정 사장. <부자비즈>


오픈하기 전에 손사장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소 한마리를 잡는 것이었다. 소 한 마리를 잡으면 300인분의 고기가 나오는데 당시 소 한마리 가격은 800만~900만원이었다. 그는 지역 어르신들을 초청해서 잔치를 벌였다. 그렇게 다원정의 음식을 맛본 어르신들은 자녀들이 오면 무조건 다원정소고기국밥을 찾았다.

허허벌판에 자리잡은 식당이 대박 친 비결은
손 사장은 퍼주는 서비스로 어르신들의 마음을 얻었다. 상차림도 뭐든지 듬뿍 주는 게 방침이었다. 김치도 포기로 담아주고 맛있다고 하면 포장을 해주기도 했다. 반찬은 무조건 당일 한 새 것으로 제공했다. 준비된 음식을 먹어보고 간이 맞지 않으면 다 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나를 생각하면 아끼고 절약해야 하지만 고객 입장을 생각하면 그렇게 할 수 없었다.

다원정 전경. <부자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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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에게 먼저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고객을 향한 이타심이었다. 내가 먼저 받고 주겠다는 것이 아니라 먼저 주고 나중에 받겠다는 태도다. 사업가는 이익을 위해 계산적이고 비정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지만 많은 성공 사례에서 이타적인 마음이 사업을 성공시키는 데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이타적인 사람은 역지사지가 잘 되고 공감 능력이 뛰어나다. 이는 나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우선적으로 바라볼 때 가능한 일이다. 사업 기회를 포착하고 사업 모델을 만들 때도 이타적인 성향이 성공을 만들 가능성이 높다. 이기적인 사람은 무슨 사업을 해야 내가 돈을 많이 벌 수 있을까에 집중하지만, 이타적인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은 무엇일까에 집중한다. 그래서 시장과 고객이 원하는 경쟁력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포착하고 만들어내는 일을 훨씬 더 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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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원정 소고기 메뉴. <부자비즈>


손태현 다원정 사장은 길조차 나지 않는 허허벌판에서 음식 장사를 하려면 지역 주민들에게 그 음식점에 한 번 올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해야 했다. 한우 등심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잔치는 지역 주민들의 마음을 여는데 큰 역할을 했다.

나의 불편함을 타인으로 확장하라
창업자들은 자신의 불편함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사업을 시작하기도 한다. 하지만 만일 자기 자신의 불편에만 집중한다면 굳이 사업을 하지 않을 것이다. 다른 사람도 동일한 불편을 겪고 있고, 그런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사업으로 이어진다.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는 스팽스를 창업한 사라 블레이클리다. 20대 세일즈 우먼이었던 그는 평소 몸매를 정리하기 위해 착용하던 팬티스타킹에서 불편함을 느꼈다.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서 발목을 잘라서 신어봤는데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발목을 자른, 타이즈 같은 보정 속옷을 개발했다. 몸매를 잡아주는 쉐이핑 기능은 동일했지만 양말 부분이 없어서 훨씬 편안했다.

사라 블레이클리 자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동일한 불편함을 겪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500만원으로 쉐이핑 기능이 있는 보정 속옷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첫 제품이 성공을 거두면서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해 2020년에는 1조7000억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단돈 1천만원으로 창업한 치킨 브랜드가 성공한 비결
단돈 1000만원으로 창업해 한국을 대표하는 치킨 브랜드를 만든 홍경호 굽네치킨 회장의 경영철학은 역지사지다. 역지사지는 상대방의 처지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이해하는 태도이다. 홍경호 회장의 역지사지 마인드는 조직 운영, 가맹점 관계. 고객, 협력업체 관계등 모든 경영 활동에 영향을 미쳤고 그 것이 굽네치킨을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단단한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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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호 지앤푸드 회장. <부자비즈>


홍회장은 고객과의 역지사지 마인드로 100% 신선한 국내산 닭 공급을 고집했다. 조직원들에게도 역지사지를 적용해서 직원들의 육아 부담을 생각해서 직원들이 자녀를 출산하면 1명은 50만원, 2명은 2000만원, 3명은 3050만원을 육아 장려금으로 지급했다. 자녀 셋을 출산하면 급여도 크게 오른다. 자녀가 늘어날수록 생활비가 많이 든다는 점을 역시사지한 것이다.

직원들의 육아 부담을 줄여 주기 위해 역지사지 차원에서 학비를 지원해 주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역지사지 마인드는 파트너들에게도 적용된다. 물류를 담당하는 지입차 기사들에게도 직원들처럼 복지를 적용해 준다.

굽네치킨 매장 전경. <부자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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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네치킨은 전국을 직영으로 운영하지만 거리가 가장 먼 제주도와 강원도는 지사를 만들었다. 일반적으로 가맹본사가 성공을 하고 규모가 커지면 지사를 직영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지만 홍경호 회장은 초기와 동일한 조건으로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역지사지 마인드는 가맹점주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굽네치킨은 예비 창업자들의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가맹점 창업 비용을 최소화 해줬다. 가맹점에 공급하는 식재료와 물류, 가맹점을 지원하는 마케팅 등 모든 면에서 가맹점의 이익을 우선으로 가맹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창업 초기부터 가맹점의 매출과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 덕분에 중견기업이 될 때까지 탄탄하게 성장할 수 있었다.

이타적인 사람은 공감 능력이 높다
이타적인 마인드의 가장 큰 강점은 공감 능력을 높인다는 점이다. 이타적인 사람은 자신의 이익뿐만 아니라 타인의 필요와 감정을 중요하게 여기고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한다.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경청하고 관찰하게 된다.

이렇게 하면 자연스럽게 고객이나 직원, 파트너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돼 이들의 니즈를 파악하는데 훨씬 유리해진다. 이타적인 자세를 가지게 되면 사업에 꼭 필요한 협력 관계도 더 잘 유지할 수 있다. 파트너들은 신뢰할 수 있는 상대와 관계 또는 거래를 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즉 이타적인 마인드는 감정적인 교류와 유대감 형성에도 도움이 된다.

기업의 이타적인 행동은 주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기 때문에 투자 유치나 파트너십 체결, 고객 확보 등 사업 전반에 걸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경영자의 이타적인 태도는 특히 조직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조직원들이 진심으로 회사에 헌신하고자 하는 문화를 만들기 때문에 조직원들의 충성도가 높아 회사에 더 헌신하게 된다.

리처드 도킨스는 자신의 저서 이기적 유전자에서 인간의 유전자는 생존을 위해 이기적 성향을 가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기적인 유전자는 호혜적 이타주의를 통해서 이타적 행동으로 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가 도와주면 너도 나를 도와줄 것이라는 생각으로 서로 돕게 되면 장기적으로는 자신의 생존과 번식에 유리하다는 것이 도킨스의 해석이다. 요즘 ESG경영과 임팩트 기업이 강조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생각할 수 있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지배하는 세상, 대면 접촉이 줄어들수록 공감성과 이타적 마인드의 가치는 더욱 커질 것이다.

[이경희 부자비즈 대표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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