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카이 요시유키 사장 인터뷰
사람과 사회 연결을 위해
장착형 웨어러블 로봇과
원격 조정 협동로봇 개발
저출산 고령화 확대되는데
사회 건강히 하는 수단될 것
사람과 사회 연결을 위해
장착형 웨어러블 로봇과
원격 조정 협동로봇 개발
저출산 고령화 확대되는데
사회 건강히 하는 수단될 것
산카이 요시유키 사이버다인 사장 [도쿄 = 이승훈 특파원] |
“나이가 들면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납니다. 이런 사람들이 많아지면 사회에 부담을 줘요. 저출산 고령화라는 현실에서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웨어러블 로봇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쓰쿠바대학 교수로 평생 로봇을 연구해왔던 산카이 사장은 지난 2004년 사이버다인을 창업했다. 사이버다인의 대표 제품은 의료형 장착로봇 ‘HAL’이다. 장애인이나 노인이 이를 몸에 착용하면 뇌에서 보내는 전기 신호를 감지한 뒤 근육이나 전기 모터를 작동시켜 몸을 움직이게 하는 장치다.
사이버다인이라는 회사 이름은 영화 ‘터미네이터’에 등장하는 로봇 제조 회사 이름에서 힌트를 얻었고, 뇌의 신호를 받은 기계가 스스로 움직인다는 콘셉트는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그가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유년 시절 읽은 아이작 아시모트의 FX소설 ‘아이 로봇’이다.
산카이 요시유키 사이버다인 사장이 자사의 허리에 착용하는 HAL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도쿄 = 이승훈 특파원] |
최근 도쿄에서 만난 산카이 사장은 HAL을 통한 신체 기능 개선을 강조했다.
허리 부분에 착용하는 HAL의 경우 허리가 아픈 노인들도 가뿐하게 일어나거나 앉을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주 2회 간격으로 한 달에 10회 사용할 경우 기존 건강기능개선장치보다 40%나 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실제로 일본 지바현 우라야스시에는 HAL을 활용해 운동 훈련을 하는 ‘우라야스 로봇 케어 센터’가 있다. 고령자 등이 한 달에 70명 정도가 방문해 HAL을 장착한 뒤 1시간 정도 보행훈련을 한다.
산카이 사장은 “뇌졸중 후유증으로 휠체어 생활을 하던 60대 여성이 주 1회 보행 훈련을 3년 정도 한 뒤 근력과 체력이 붙어 지팡이를 이용해 혼자서 걸을 수 있게 됐다”며 “허리와 다리를 단련할 경우 배변이나 배뇨에도 효과가 있다는 결과도 나왔다”고 말했다.
사람의 움직임을 로봇에 그대로 전달하는 사이버다인의 ‘마스터 리모트 시스템’ [도쿄 = 이승훈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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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이버다인은 사람의 팔이나 손가락에 장착한 센서의 움직임을 로봇에 전달해 똑같은 움직임을 할 수 있게 하는 ‘마스터 리모트 시스템’을 개발했다.
산카이 사장은 “고속 통신망을 사용하기 때문에 먼 거리에서도 로봇이 똑같은 움직임을 재현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로봇에 4개의 손가락이 있는데 사람처럼 3개의 관절이 있어서 물건을 잡거나 놓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람은 로봇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현장 움직임을 볼 수 있다. 보다 실감있도록 증강현실(AR) 고글을 통해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했다. 음료수병의 뚜껑을 열거나 미묘한 힘 조절이 필요한 움직임도 척척 해낸다.
또 운영자 1명이 여러 로봇을 조작해 다양한 작업을 하는 것도 손쉽다. 예를 들어 10명이 해야 할 일도 10대의 로봇을 설치하면 1명이 조작하는 것으로 일을 할 수 있다.
사이버다인의 최신 제품을 내달 개막하는 오사카 엑스프의 파소나그룹 전시관에 선보일 예정이다.
보행에 도움을 주는 사이버다인의 HAL 제품. [도쿄 = 이승훈 특파원] |
지난해 사이버다인은 말레이시아 정부와 대형 계약을 맺었다.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는 재활시설에 HAL 65대를 납품하기로 한 것이다. 산카이 사장은 “지난해에는 러시아의 침공으로 다친 주민들의 재활을 위해 우크라이나 정부에서 HAL을 구매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번 계약은 사이버다인 실적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상장사인 사이버다인은 산카이 사장을 한때 억만장자로 만들어주기도 했지만 최근 실적 부진으로 주가 움직임도 좋지 않다.
HAL은 의료기기로 분류돼 아직 한국에서는 정식 수입되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에서도 의료용의 경우 사용과 보험 지원을 까다롭게 운영하는 상황이라 한국 도입도 단시간에 이뤄지기는 쉽지 않은 형편이다.
산카이 사장은 “한국 정부도 재활로봇을 의료기기로 한정하지 말고 보다 폭넓게 보면 좋겠다“며 ”한국도 고령화가 심각한 상황이라 이에 대비한 제품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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