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밤낮으로 시달려요" 야자도 포기한 고3…집회 속 3월 모평 어쩌나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덕성여자고등학교로 등교하던 학생들은 오는 26일 시행될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앞두고 탄핵 찬반 집회 소음으로 인해 면학 분위기가 흐트러졌다고 말했다./사진=박상혁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집회) 소음이 계속되니 공부에 집중이 안 돼요.", "차라리 학교 안 나오고 싶다고 해요."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 실시를 앞두고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이들은 모의고사를 앞두고 연일 계속되는 집회 소음으로 시험을 망칠까 봐 두려워하고 있다.

21일 교육계에 따르면 오는 26일 전국 고등학교에서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치러진다. 3월 모의고사로 불리는 시험으로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는 고3 학생들이 본인의 실력을 점검할 기회다.

헌재 인근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제대로 시험을 치를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다. 다음 주 중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 심판(24일)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예상되면서 탄핵 찬반 집회가 극심해졌기 때문이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 장소를 두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날 오전 헌재 뒤편에 위치한 덕성여자고등학교로 등교하던 학생들은 탄핵 찬반 집회로 면학 분위기가 흐트러졌다고 토로했다. 덕성여고는 헌재와 경북궁 사이에 위치해 하루 종일 집회 소음에 시달린다.

3학년 김모양은 "오전엔 탄핵 반대 집회 소음, 야간자율학습(야자) 시간엔 찬성 집회 소음에 시달리고 있다"며 "소음이 계속되다 보니 신경이 쓰여 공부에 집중이 잘 안된다. 당장 있을 모의고사가 가장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동급생인 권모양도 "소음이 아주 크지는 않지만, 교실 안에 있으면 집회 소리가 들려 방해가 된다"며 "2학년 때까지는 야자를 했지만,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집회 소리 때문에 앞으론 안 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덕성여고 교사 A씨는 "수능 날엔 비행기 운항도 자제한다는데, 우리 학교 학생들은 집회 소음 속에서 모의고사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집회가 시작된 줄곧 서울시 등 관련 기관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달라지는 건 하나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중앙고등학교 학생들은 헌법재판소와 가까운 위치 특성상 집회 소음이 많이 들려 수업시간에 집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사진=박상혁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헌재 인근에 있는 중앙고등학교 역시 비슷한 상황이었다. 등교 중이던 2학년 장모군은 "헌법재판소와 가까워서 집회 소음이 잘 들리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부에 집중이 안 돼 차라리 학교에 안 나오고 싶다는 친구들도 있다"고 말했다.

중앙고 관계자는 "위치 특성상 다른 학교에 비해 집회 소음이 잘 들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마음 같아선 학교 곳곳에 방음 시설을 설치하고 싶지만, 예산 부족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헌법재판소 인근 학교들의 우려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탄핵 선고가 26일로 잡히면 그때부터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음으로 인해 일부 불편함은 있겠지만, 학교별로 대처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일단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박상혁 기자 rafandy@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