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홈플러스 사태, 일단락된 줄 알았는데 …다시 수면 위로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서예림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가라앉는 듯했던 홈플러스 사태가 다시 수면 위로 올랐다. 홈플러스가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며 이달부터 현금 부족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서울우유 등 일부 협력사가 납품을 중단하며 위기가 가중되는 모습이다.

홈플러스 회생신청서 들여다보니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업회생절차를 개시한 홈플러스가 최악의 경우 이달 17일부터 현금 부족 사태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하고 법원을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홈플러스는 지난 4일 법원에 낸 회생절차 개시명령 신청서에서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단기자금 조달 실패로 현금 부족이 지난 17일 184억원 발생한 뒤 계속 악화해 5월 말일 7395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같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를 적시하면서 "어떻게든 돈을 융통해 보겠지만 5월이 되면 부도가 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기업회생 신청 사유에 대해서는 "지난달 28일 신용등급이 A3에서 A3-로 강등됨에 따라 매입·영업 대금이 유동화되고 기업어음(CP)을 만기일에 차환할 수 없어 가용 현금 잔고가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2월 28일 기준 매입·영업 대금 유동화 부채와 단기 기업어음 합계는 6498억원인데 3월부터는 이전처럼 지금을 계속 조달할 수 없어 자금 운용에 차질에 발생해 연쇄적으로 지급정지가 유발되면 일반적 지급불능에 빠질 염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신청서에 담긴 단기자금 조달 실패에 따른 '일자별 현금보유고 추정액' 그래프도 공개됐다. 현금부족액은 이달 17일 184억3300만원에서 30일 2298억3800만원으로 늘고 4월 30일에는 5261억9800만원, 5월30일에는 7395억6900만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홈플러스 측은 회생을 개시하면 상거래채권액은 100% 변제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금융채권자에게도 이자율 조정과 변제 조건 변경 등을 통해 대부분 변제하는 것을 목표로 회생 계획을 세우겠다는 입장을 신청서에 명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홈플러스는 이같은 회생 신청서 내용이 알려지자 "가장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했던 것"이라며 즉각 해명에 나섰다. 또한 신청서에는 회생계획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홈플러스는 "법원에 의해 선임된 조사인에 의한 실사결과와 채권신고 내용을 토대로 회생계획이 준비된다"며 "영업이 정상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시 시작된 홈플러스 납품 중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일단락됐던 홈플러스의 납품 중단 사태도 재발했다. 앞서 대부분의 협력사들은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후 불과 사흘 만에 잇달아 납품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납품을 중단했던 협력사에는 LG전자, 삼성전자와 더불어 동서식품 오뚜기 삼양식품 롯데칠성음료 롯데웰푸드 팔도 등 유동기업들이 포함됐다. 당시 협력사들은 납품을 일시 중단한 이유에 대해 "홈플러스로부터 대금 관련 공문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홈플러스가 세일 기간을 연장하는 등 현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대금을 맞추자 업체들이 납품을 재개했다. 납품 중단을 오래 유지했던 LG전자와 롯데칠성음료와도 합의했다. 홈플러스는 주요 협력사들과의 납품 협의에 대해 '마무리 단계'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렇게 상황이 봉합되나 싶었으나 이번에는 서울우유가 납품 중단을 선언한 것이다. 대금 지급은 이뤄졌지만 향후 계약 조건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한 탓이다. 서울우유는 기존 대금 정산 주기를 단축하고 선금으로 결제해달라고 요구했으나, 홈플러스와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이유로 농심도 납품을 중단했다가 홈플러스에 다시 제품을 공급 중이다.

다른 협력사들 역시 홈플러스의 자금사정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막대한 손실 우려를 안고 정상적인 제품 공급을 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납품을 재개했지만 언제 또 문제가 생길지 몰라 불안한 상황"이라며 납품 중단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뒀다.

협력사 이탈과 납품 불안정이 반복되면서 홈플러스의 신뢰도와 경쟁력은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이 반복되면 홈플러스 정상영업이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직매입 방식을 취하는 대형마트 특성상 최소 몇 주간 판매할 수 있는 재고는 쌓아뒀겠지만, 문제는 재고가 소진됐을 때다. 특히 유제품은 유통기한이 짧아 더욱 신속한 협의가 필요하다.

홈플러스는 협력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는 만큼 입고는 안정화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홈플러스는 "빠른 시일 내에 합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Copyright ⓒ 이코노믹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