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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RP, 美 규제 당국 소송 취하에도 기대 이하 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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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빗썸라운지에 설치된 가상자산 현황 전광판에 리플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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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XRP(리플)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리플에 대한 소송 철회로 상승했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기대만큼 가격 상승이 크지 않아 실망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선반영된 호재이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XRP의 장기적 가격 상승세를 이끌 호재는 따로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21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XRP는 이날 오후 4시 기준 전날보다 1.91%포인트 떨어진 2.4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SEC의 소송 취하 소식이 알려진 19일(현지 시각) 2.56달러까지 올랐던 것에 비하면 6.66%포인트 빠진 수준이다.

앞서 XRP 발행사인 리플랩스의 브래드 갈링하우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우리가 기다려온 순간”이라며 “SEC가 항소를 철회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는 리플과 가상자산업계 모두에 큰 승리”라며 “미래는 밝다. 함께 만들어가자”고 했다.

리플랩스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소송은 가상자산업계와 규제 당국 간 갈등의 상징적인 사례로 꼽힌다. SEC는 2020년 리플랩스가 XRP를 증권으로 등록하지 않고 판매했다며 약 20억달러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2023년 뉴욕지방법원은 XRP가 기관 투자자에게 판매될 때만 증권으로 간주된다고 판단했고, 과징금도 1억2500만달러로 줄었다. 사실상 리플랩스의 승리로 평가됐지만, SEC가 항소하면서 XRP의 증권성 여부는 상급 법원 판단으로 넘어갔다.

최근 SEC가 이 항소를 철회하면서 수년간 지속된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이다. 이 때문에 이날 오전 11시 43분(미 동부 시각) XRP는 24시간 전보다 13.89% 급등한 2.56달러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도 불확실성 해소로 거래량이 급증했다. 같은 시간 기준 24시간 동안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는 12억2407억달러 규모의 XRP가 거래됐다. 글로벌 유통량의 13.46%로 세계 전체 거래소 중 1위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거래된 규모(10억9810만달러, 12.08%)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하지만 XRP의 가격 랠리는 곧 조정세를 보였다. 외신 등에 따르면 SEC가 소송을 취하할 경우 XRP의 가격은 20%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됐다. 하지만 기대만큼의 상승폭이 실현되지 않으면서 차익 실현 매물이 대거 나온 것으로 보인다.

윤승식 타이거리서치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SEC 소송 철회는) 투자자들 사이에 많이 언급됐다”면서 “현재 관세 정책이나 금리 등 거시 경제의 압력을 뒤집을 수 있는 사항으로 공감하지 않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히려 앞으로 XRP의 장기적인 가격 상승을 견인할 요소는 따로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리플랩스가 SEC와 법적 문제가 끝날 때까지 새로운 개발이나 사업에 대한 발표를 보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유력한 신사업은 리플이 이전부터 주력해 왔던 브라질 시장에서의 외환 거래 관련으로, 국가 간 외환 결제 서비스 등이 거론된다.

백윤미 기자(yu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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