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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A/S] 179명 앗아간 제주항공 참사…슬픔 속 공항 지키는 가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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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취재 이후를 들어보는 시간, 뉴스A/S입니다.

지난해 연말이었죠.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가 동체 착륙 도중 방위각 시설과 충돌하는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고로 탑승객 179명이 희생됐는데요.

참사가 발생한 지 80일이 지났습니다.

당시 사고 현장을 취재했던 김경인 기자 연결해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김 기자, 나와주시죠.

[기자]

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했던 무안공항에 나와 있습니다.

오늘로 참사가 발생한 지 83일이 됐습니다.

지금도 당시 사고가 믿기지 않는데요.

이렇게 다시 참사 현장에 서니, 사고 직후의 참혹했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제 뒤로 보이는 것처럼 현재 사고기 동체는 모두 치워졌는데요.

여객기가 충돌한 방위각 시설, 로컬라이저 구조물 잔해들은 여전히 그대로고, 오늘 오후에도 관계자들이 현장을 살폈습니다.

[앵커]

대한민국이 슬픔에 잠긴 사고였죠.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어떻게 발생한 건지 다시 한번 정리해 주시죠.

[기자]

네, 지난해 12월 29일 일요일 아침 9시가 조금 지난 시간이었습니다.

제주항공 여객기가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가 사고가 났습니다.

당시 여객기는 태국 방콕에서 출발해 무안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습니다.

여객기는 1차 착륙 시도 중 조류 충돌로 인한 메이데이를 선언했습니다.

이후 고도를 높이면서 복행을 한 뒤 1차 때와는 반대편으로 2차 착륙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착륙 도중 랜딩 기어를 내리지 못해 동체 착륙을 시도하던 중 활주로를 벗어났는데요.

활주로 밖에 있던 방위각 시설이 설치된 콘크리트 둔덕을 들이받고 불꽃에 휩싸였습니다.

여객기에는 승객 175명 등 모두 181명이 타고 있었는데요.

탑승객 등 모두 179명이 현장에서 숨졌고, 승무원 2명만이 생존했습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는 국내에서 발생한 우리나라 항공기 사고 중에서 가장 큰 피해를 남긴 최악의 사고입니다.

[앵커]

희생자 179명.

정말 안타까운 사고인데, 이렇게 사망자가 많았던 이유는 뭔가요?

[기자]

네, 참사 초기부터 국내·외 전문가들은 제 뒤로 보이는 저 콘크리트 둔덕이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했습니다.

콘크리트 둔덕은 방위각 시설을 설치하면서 만들어졌는데요.

방위각 시설은 항공기의 정확한 착륙을 돕는 항행안전시설입니다.

무안공항은 지난 2023년 방위각 시설을 교체하면서 하부에 콘크리트 시설물을 보강하고, 흙을 덮었습니다.

높이는 2m에 달합니다.

동체 착륙 중 활주로를 벗어난 여객기가 단단한 콘크리트 구조물에 충돌하면서 피해가 컸다는 게 다수의 의견입니다.

실제 한·미 합동조사단도 조사 과정에서 콘크리트 둔덕 잔해를 유심히 살폈습니다.

참사 원인을 수사 중인 전남경찰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수사본부도 지난달 방위각 시설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정부는 이달 초 방위각 시설 개선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콘크리트 둔덕을 철거하고 '부러지기 쉬운 구조물'로 변경하는 것이 이번 개선 사업에 핵심인데요.

대상은 무안공항 등 전국 6개 공항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유가족들은 여전히 무안공항을 떠나지 못하고 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유가족협의회 대표단은 광주에 사무실을 마련해 후속 조치들을 논의하고 있는데요.

여전히 많은 가족이 무안공항과 합동분향소를 지키고 있습니다.

무안공항에 설치된 50여동의 간이 텐트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상주하는 가족도 있고, 주말마다 찾아오는 가족들도 있는데요.

유가족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작별할 시간도 없이 떠난 가족들의 죽음이 잊히지 않게 하기 위해서, 또 근거 없는 비난에서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나명례 /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 "장례 치르고 3일. 3일간 집에 있고 삼우제 끝나니까 바로 여기 왔어요. 진상 규명. 왜 우리 애들이 여기를 못 돌아왔나. 그걸 알고 싶어서 계속 여기에 있어요. 내 새끼들이 내 가족들이 없어졌기 때문에 저는 힘들다고 생각 안 했어요."

[앵커]

김 기자, 가족들의 아픔은 여전할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지난 80여일은 눈물과 아픔 속에 보낸 시간이었는데요.

유가족들의 시간은 여전히 2024년 12월 29일에 멈춰있습니다.

아직도 가족들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힘들기 때문인데요.

유가족분의 목소리 들어보겠습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 "하루도 어머니를 생각하지 않은 날이 없었는데, 집 문을 열고 들어가면 그때 언제든지 어머니가 반겨줄 것 같았는데 그 어머니가 없습니다. 일상생활은 되게 힘든 상황들을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앵커]

유가족들의 가장 큰 바람은 진상규명일 것 같은데요.

사고 원인 조사는 어느 정도 진행됐나요?

[기자]

네, 사고 원인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고기 양쪽 엔진에서는 철새인 가창오리의 혈흔 등이 발견됐는데요.

조류 충돌 흔적은 맞지만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인지는 아직 단정할 수 없습니다.

참사 원인을 규명하는 가장 중요한 단서인 블랙박스도 문제입니다.

비행기록장치와 음성기록장치에 둔덕 충돌 전 4분 7초의 기록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항철위는 교신 기록 등을 토대로 당시 상황을 복원 중입니다.

현장에서 수거한 양쪽 엔진은 프랑스 엔진 제작사로 이송됐습니다.

항철위는 엔진 분해 조사 등을 통해 사고기에 어떤 이상이 있었는지를 조사할 예정입니다.

조사 기간이 1년에서 최장 1년 반 정도 걸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 사고를 수사 중인 전남경찰청 수사본부는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 등 다수를 참고인으로 조사했는데요.

사고 원인이 규명되지 않아 현재까지 입건된 사람은 없습니다.

참사 이후 근거 없는 비방으로 유가족들을 아프게 한 이들에 대한 처벌은 계속 이뤄지고 있습니다.

[앵커]

김 기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특별법 제정도 속도를 내고 있죠?

[기자]

네, 국회 여객기 참사 특별위원회는 어제도 공청회를 열고 특별법 제정을 위한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 나갔습니다.

현재 특별법안 5건이 지난 13일 상정됐는데요.

법안에는 여객기 참사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과 책임소재 규명, 희생자 추모사업 등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어제 공청회에서 있었던 유가족 대표의 이야기 들어보시죠.

<박한신 /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 "4월 7일이 되면 저희가 참사가 발생한 지 100일째 되는날입니다. 이 부분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서 우리 유족들이 잊히고 있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12월 29일 항공 안전의 날 지정을 해줌으로 인해서 영원히 기억될 수 있다…"

여야 모두 여객기 참사 특별법에 이의가 없는 만큼 참사 발생 100일 전 제정이 유력해 보입니다.

[앵커]

참사 원인이 조속히 밝혀져야겠고, 다시는 이런 참사가 없어야겠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김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뉴스 A/S, 지금까지 김경인 기자 연결해 얘기 나눠봤습니다.

(현장연결 이승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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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인(ki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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