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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만을 위해 준비했어요”...특급호텔급 서비스 제공, 슈퍼리치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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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 VS KB 압구정 대전
통건물 센터로 VVIP 경쟁
상속에 유언장 조언 제공
‘나는 솔로’식 미팅 기회로
자산가 사이 네트워킹 도와
“VVIP 고객 자연스레 유치”


신한 Premier 청담 특화건물 예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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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이 올 상반기에 서울 압구정로데오역 앞에 ‘신한 프리미어 청담 특화건물’(가칭)을 오픈한다. 6층 건물을 통째로 프라이빗뱅킹(PB)센터로 쓸 예정이다. 슈퍼리치를 공략하기 위한 지점을 만들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각 층에는 카페부터 캐주얼 식당, 파인다이닝(고급 레스토랑)까지 다양한 식음료(F&B) 시설을 갖추고, 5층에는 국내 유수의 전시 업체와 협력해 갤러리를 마련한다. 지하 1~2층은 고객이 소모임을 할 때 이용 가능하도록 제공한다. 3~4층에서는 최고 전문가가 함께 하는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 신한은행 측은 “고액 자산가 고객을 장기간 머무르게 하려면 차별화한 경험을 제공해 신뢰를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건물의 구성을 보면 초고액 자산가 공략을 위해 시중은행이 제공하는 특급 서비스의 최신 트렌드가 그대로 드러난다는 것이 금융업권의 설명이다. 재테크 컨설팅 외에 파인다이닝·소모임을 통한 네트워킹, 예술품 전시 등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다는 것이다.

매일경제

초고액 자산가는 한 명만 유치해도 일반 고객 수십 명을 들이는 만큼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은행들이 집중하는 VVIP 고객센터는 해당 은행에 예·적금으로 30억원 이상을 예치한 고객만을 대상으로 한다. 이들은 타행 예·적금, 증권사와 부동산을 통한 투자까지 고려하면 전체 자산이 평균 300억원, 많게는 1000억원도 넘어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VVIP를 전담하는 PB 직원들은 초고액 자산가들의 경우 특히 최근에는 세무 서비스에 관심이 높아졌다고 설명한다.

재벌들과 마찬가지로 한국 부자들 사이에서도 2대에서 3대로 승계가 한창 진행되는 시기라서 세무 자문이 더욱 증가하는 추세라는 게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VVIP PB센터 측 설명이다. 세무 등 승계에 특화한 센터를 특히 ‘패밀리오피스센터’로 부르기도 한다.

이들 센터에서는 세무사를 비롯해 회계사, 변호사 등 전문가가 일대일 매칭으로 전담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에게 보유 자산 분석을 통해 맞춤형 절세 전략을 제안한다. 최근 상속세 관련 제도 개편 분위기가 일며 관련 상담도 빈번해지고 있다. 다만 한 PB센터장은 “다수 고객은 국내에서 상속세와 관련한 큰 개편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이미 마음을 접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상속 관련 규제 때문에 해외 자산을 늘리는 초고액 자산가가 많고 결과적으로 세제가 국부를 유출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가족 단위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는 이뿐만이 아니다. 일례로 대부분 패밀리오피스센터에서는 투자은행(IB)과 연계해 인수·합병(M&A), 기업공개(IPO) 등 가업 확장 관련 컨설팅을 제공한다. 하나은행에서는 증여·상속·기업승계 등 유언대용신탁 전문가로 구성된 ‘시니어마스터’ 조직을 운영한다. 웨딩카와 장례식을 지원하며 관혼상제를 함께하기도 한다.

부자들이 자녀 손을 잡고 패밀리오피스센터를 찾아 은행에 젊은 고객도 더 많이 유입되는 추세라고 한다. 안원걸 신한 패밀리오피스 서울센터장은 “오랫동안 관리해오던 부가 세대를 넘어가며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며 “초고액 자산가는 패밀리오피스센터를 통해 자녀가 부를 관리하는 법을 배우는 걸 좋아한다”고 말했다.

고객의 자산가 네트워킹을 돕기 위한 서비스도 다양하다. 하나은행은 클럽1 5층에서 1년에 한 번 소개팅을 주선한다. 최근 유행하는 ‘로테이션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전문 사회자를 불러서 남녀 10대10으로 진행한다. 하나은행 클럽1 측에선 “‘나는 솔로’처럼 미팅을 진행한다”며 “실제 여기서 만나 결혼도 한다”고 전했다. 자산가 고객들도 은행을 통한 인맥 형성에 점점 더 관심을 갖는 모양새다. 은행에서 신원을 인증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만큼 신뢰성 있는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KB국민은행은 골드앤와이즈 더 퍼스트 압구정센터를 중심으로 초고액 자산가를 맞이하고 있다. 이곳 역시 건물을 통째로 PB센터로 사용하고 신한은행이 설립할 예정인 프리미어 청담 특화건물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다.

집중하는 분야는 우수 고객을 대상으로 한 고품격 문화∙예술 공연의 전관 대관 행사다. 스포츠와 체험 클래스도 고객 선호에 따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명장에게 배우는 나전칠기 공예 체험 수업, 영국 런던의 유명 플로리스트 가게 제인패커 출신 플로리스트에게 배우는 플라워 레슨 등이 부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공간 대여 서비스도 같은 맥락에서 진행된다. 파티 공간을 대여하는 대신 은행의 VVIP센터에서 지인 간 모임을 진행하는 것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VVIP 고객의 경우 은행이 직접 찾아나서는 것이 어렵다”며 “공간 대여를 통해 잠재 고객에게 PB센터를 홍보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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