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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구글이 5년차 사이버보안 스타트업 ‘위즈(Wiz)’를 320억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위즈는 2020년 이스라엘에서 설립한 사이버보안기업으로, 4년만에 클라우드보안을 언급할 때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급속 성장했다. 이에 지난해말 위즈 기업가치는 160억원달러(한화 약 23조5000억원)에 달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보안기업 M&A에 나선 일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이번 사건은 국내에도 충격을 안겨줬다. 실력 있는 보안기업이 얼마나 높은 가치로 평가받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줬기 때문이다.
국내 보안업계에서 봤을 때, 위즈의 행보는 ‘꿈’같은 일이다. 언젠가 꼭 이루고 싶은 꿈이면서, 동시에 눈을 감아야만 그릴 수 있을 정도로 현실적이지 못한 꿈이다.
그런데 구글은 위즈 인수에 대해 인공지능(AI) 시대 클라우드 보안 개선과 멀티 클라우드 능력을 가속화하기 위한 투자라고 설명했다. 미래를 위한 베팅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그 가치를 알아보고 선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위즈 인수금액엔 못 미치지만,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웹서비스(AWS), IBM 등 글로벌 IT기업들이 보안기업을 꾸준히 인수해온 이유도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한국은 어떠한가. 국내 수많은 대기업과 테크기업들은 모두 한목소리로 AI를 외치고 있지만, M&A는커녕 보안기업 투자에 인색하다. 삼성을 비롯해 SK, 네이버, 카카오 등 굵직한 테크기업 중 보안기업 빅딜에 나선 곳이 있던가. SK그룹 보안계열사인 SK쉴더스 경우, SK스퀘어가 사모펀드(PDF)에 매각한 사례도 있다.
사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보안기업이 국내에 보이지 않는 것도 문제다. 국내 정보보호 기업 수가 1708개(2023년 기준)나 되는데 말이다. 저가경쟁 중심인 공공시장 매출 비중이 큰 만큼, 연구개발(R&D) 투자보다 생존에 주력하게 되는 상황 때문일 수도 있다. 보안기업 고객인 기업‧기관 주요 의사결정자들의 부족한 보안의식도 문제삼을 수 있다. 정부의 정책방향이 잘못되지는 않았는지 고민도 해볼 수 있겠다.
정부는 기업가치 1조원을 넘는 ‘보안 유니콘’을 키우겠다 목소리를 높이며, 펀드와 시범사업 등 여러 지원책을 내세우고 있다. 적선만 하고 실패한 정책이 되지 않으려면, 시장에서 보안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본질적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사업대가 현실화, 규제 개선, 연구개발(R&D) 투자 환경 조성 등 방법은 많다. 특히 한국시장에서도 보안에 돈을 투자하고 싶을 만한 산업으로 성장시키는 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
보안이 비용이 아니라 경쟁력이 되는 순간, 한국에서 보안기업 유니콘이 나타나기 어려운 차고 넘치는 이유들이 모두 사라지게 된다. 그땐, 한국에서도 위즈가 탄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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