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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서학개미, 美 빅테크 편식 말고 분산 투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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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해외분석팀 경고

해외 주식투자 2161억달러… 5년 새 8배↑

美 비중 90.4%… 테슬라·엔비디아만 25%

레버리지 ETF 등 과도한 리스크에 베팅

시장 흔들리면 급격한 투자 손실 불 보듯

40% 손실 후 지수ETF로 원금회복 8.6년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 등 변동성 높아져

M7 등 지나친 쏠림 탈피 위험 분산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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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의 포트폴리오가 미국 빅테크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으며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등 위험성이 큰 상품 비중도 높다고 경고했다. 최근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미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국내외 다른 종목에 대한 투자를 늘려 위험을 분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6일 한은 블로그에 게재된 ‘서학개미, 이제는 분산투자가 필요할 때’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가 급증하면서 미국주식 쏠림이 심화했고, 이에 따라 미국 시장이 흔들리면서 개인투자자의 손실도 급격히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블로그 작성자는 한은 해외투자분석팀의 이재민 과장, 장예진 조사역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개인투자자 해외 주식투자 잔액은 2019년 말 152억달러에서 작년 말 1161억달러로 5년 새 8배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정부·금융기관의 투자잔액은 각각 2배가량 증가했다.

늘어난 해외투자는 미국 주식으로 쏠렸다. 개인투자자 해외 포트폴리오 중 미국 주식 비중은 2019년 말 58.2%에서 2023년 말 88.5%, 올해 3월18일 기준 90.4%까지 높아졌다. 개인투자자 보유 상위 50위 종목 중에서 미국 상장종목이 96.5%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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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들은 이 중에서도 ‘M7(애플·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아마존·알파벳·메타·테슬라)’이라 불리는 미국 빅테크 주식에 집중 투자했다. 테슬라가 전체 개인투자자 해외투자 잔액의 14.7%, 엔비디아는 10.5%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1·2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애플(4%), 팔란티어(2.9%), 마이크로소프트(2.9%) 등이 이었다. 나스닥100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TQQQ)’도 2.4%를 차지하며 6위에 올랐다.

한국은행은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다른 나라에 비해 이 같은 레버리지 투자에 집중하는 등 과도한 리스크 추구 성향이 있다며 경고했다. TQQQ와 같은 레버리지ETF도 인버스ETF와 함께 7개나 상위 50위 투자종목에 포함돼 있을 정도로 개인투자자에게 인기가 있었다. 레버리지·인버스 ETF는 수익 변동성이 커 소위 ‘단타’를 목적으로 리스크를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주로 보유한다. 이들 종목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지분율이 40%를 넘는 경우까지도 나왔다. TQQQ의 경우 시가총액 대비 개인투자자 지분율이 11.9%, 테슬라를 2배로 추종하는 TSLL은 40.5%에 달했다.

이 같은 리스크 추구 투자 성향은 미 주식시장이 호조세일 때는 큰 실적을 올리는 동력이 되기도 했지만, 부진할 때는 지수 변동치보다 몇 배에 달하는 손실을 입히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한은은 짚었다. 실제로 2022년 미 정책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S&P 지수가 19.4% 하락했을 때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해외주식 수익률은 -35.4%로 폭락했다. 같은 시기 전체 투자자 수익률(-19.2%)과 비교해도 낙폭이 배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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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도 미 관세정책의 영향으로 주가가 하락하자 개인투자자는 미국주식을 중심으로 저가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18일까지 개인투자자는 45억달러를 순투자했고, 이 중 M7을 8억달러, 주요 레버리지 ETF를 16억달러 사들였다.

이 팀장은 “2022년과 비슷하게 연간 -40% 수준의 평가 손실을 본 뒤 개별 종목 대신 S&P500 추종 ETF에 투자하기로 하면 원금 회복에 최소 8.6년이 걸린다”면서 “손실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투자이익을 쌓아가기 위해서는 M7, 레버리지 ETF 등 일부 종목에 대한 과도한 편중을 줄이고 분산투자를 통해 위험을 분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윤솔 기자 sol.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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