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인하 검토하고 있지 않다"
양사 ETF 시장 점유율 차, 단 3%대 포인트
27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레버리지·인버스 ETF의 운용 보수 인하 검토에 대해 보수 인하로 같이 대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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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이라진 기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자사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의 운용 보수를 크게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경쟁사이자 ETF 업계 1위인 삼성자산운용의 입지가 흔들릴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삼성자산운용이 보수 경쟁에 맞불을 놓지 않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업계 1위 자리를 빼앗길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27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내달 안에 'TIGER 레버리지', 'TIGER 코스닥150 레버리지', 'TIGER 인버스' 등 국내 지수를 기반으로 한 주요 레버리지, 인버스 ETF의 운용보수를 대폭 인하할 예정이다. 'TIGER 레버리지' 보수는 삼성자산운용의 상품인 'KODEX 레버리지'(0.64%)의 100분의 1 수준인 0.0064%로 낮춘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아직 수수료 인하가 확정된 건 아니지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보수 인하가 ETF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자산운용을 제치고 업계 1위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삼성자산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은 38.2%, 미래에셋자산운용은 34.8%로, 양사 격차는 약 3%포인트까지 좁혀졌다. 당초 2020년초 27.88%포인트까지 차이가 났으나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급격히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단 5년 만에 3%포인트로 격차를 좁혔다. 이 격차 역시 조만간 역전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자산운용의 효자 상품군에 맞춰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수수료 인하 강수를 두면서 자산운용업계에서는 '2차 수수료 전쟁'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앞서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은 미국 S&P500과 나스닥 ETF를 놓고 '수수료 전쟁'을 벌인 바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TIGER 미국 S&P500'과 'TIGER 미국 나스닥100' 총보수를 파격적으로 낮췄고, 이후 하루 만에 삼성자산운용이 같은 상품 수수료를 더 낮게 책정하면서다.
그러나 삼성자산운용은 이번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조치에 대해 레버리지·인버스 ETF 보수 인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내놨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26일 입장문을 내고 "레버리지·인버스 ETF는 시장지수 ETF와 달리 시장의 변동과 ETF 자금의 유출입에 따라 매일 매매가 일어난다"며 "매일의 운용에 작은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매우 정교하게 운용되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자산운용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보수 인하 단행에 맞불을 놓지 않게 될 경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국내 레버리지 ETF의 69%를 보유하고 있는 개인 투자자들이 레버리지 ETF의 수익성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규모는 지난해 8월 말 기준 약 5조8000억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레버리지 ETF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이 ETF의 수익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이번 조치로 자사 ETF에 대한 수익성이 좋아질 수 있다"며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고객들을 더 유치할 수 있는 기회"라고 분석했다.
raj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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