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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1 (화)

'퍼플섬' 만든 박우량 신안군수, 박홍률 목포시장과 같은날 직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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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직위상실형을 선고받은 박우량 전남 신안군수가 조성을 추진한 신안군 반월·박지도 '퍼플섬'. 백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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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률 전남 목포시장과 박우량 전남 신안군수가 같은날 당선무효형이 확정돼 직위를 상실했다. 전남 서부권을 대표해온 두 단체장의 낙마로 “목포·신안이 추진해온 행정통합이 물 건너갔다”는 반응이 나온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27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홍률 목포시장의 아내 A씨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박우량 신안군수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면서 두 지자체장 모두 직위를 잃었다.



목포시장 아내, 상대 후보 당선무효 유도



박홍률 목포시장. 사진 목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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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률 시장은 배우자의 사법리스크를 넘지 못하고 중도 낙마했다. 대법원은 이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2심에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박 시장의 배우자 A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A씨는 2021년 11월쯤 시장 선거에 출마한 당시 김종식 목포시장의 당선무효를 유도하기 위해 지인들을 이용해 김 시장의 아내 B씨에게 금품을 건네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A씨 측은 B씨 지지자인 것처럼 접근한 뒤 새우 15상자와 현금 100만원을 받은 후 선관위에 고발했다.

A씨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은 유죄로 판단했다. 공직선거법상 당선인의 배우자나 회계 책임자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3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인도 직위를 잃는다.



신안군수, “기간제근로자 채용” 지시 혐의



박우량 전남 신안군수가 지난해 7월 신안군 저녁노을미술관에서 '신안군 문화·예술·관광'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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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량 군수는 수년에 걸친 형사사건 재판 끝에 군수직을 내려놓게 됐다. 대법원은 이날 2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박우량 신안군수의 상고를 기각했다.

박 군수는 2019년 6월부터 2020년 2월 사이 청탁받은 사람들을 기간제근로자로 채용하도록 지시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2020년 6월쯤에는 수사기관의 군수실 압수수색 과정에서 증거를 숨기거나 일부를 찢은 혐의도 받았다.

박 군수는 “섬이 많은 지역 특성상 구인이 쉽지 않은 기간제 공무원직을 제안한 것이고, 검찰이 위법수사를 벌였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박 군수는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방어권 보장 등을 이유로 법정구속 되지 않았다.

이날 대법원 판결로 목포시와 신안군은 부단체장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또 두 단체장의 공백을 채우기 위한 10월 하반기 재보궐선거는 치러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내년 지방선거가 6월로 예정돼 시간적으로 촉박하다는 여론이 높기 때문이다.



행정통합, 햇빛연금, 해상풍력 등 차질 우려



27일 직위상실형을 선고받은 박우량 전남 신안군수가 조성을 추진한 신안군 반월·박지도 '퍼플섬'.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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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서부권의 두 지자체장이 한날 직위를 상실하면서 지역사회도 술렁이고 있다. 특히 “민선 8기 들어 양 지자체가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목포·신안 행정통합’은 사실상 동력을 잃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두 지자체의 각종 현안사업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목포시는 그동안 목포신항을 세계적인 해상풍력 배후단지로 조성하는 사업과 목포남항을 친환경 선박의 거점으로 육성하는 사업 등을 펼쳐왔다.

신안군도 ‘햇빛·바람연금’과 ‘1섬 1뮤지엄’ 등 각종 특화 사업들이 제동이 걸리게 됐다. 신안은 퍼플섬 조성을 비롯한 ‘사계절 꽃피는 섬’ 사업과 햇빛연금 등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타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돼왔다.

신안군 관계자는 “일부의 비난에도 신안군은 수년간 정부와 외부기관의 평가에서 극찬을 받아왔다”며 “박 군수가 추진했던 사업들이 향후에도 계속 추진될 수 있을지는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무안=최경호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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