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세에 국내 비판 면제 효과"
젤렌스키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백악관 회담 |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공세를 퍼부은 국가의 정상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각종 여론조사 추이를 분석한 결과, 지난 1월 중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프랑스, 영국, 캐나다, 우크라이나, 멕시코 정상의 지지율이 각각 두 자릿수 상승세를 보였다.
이런 추세가 가장 두드러진 곳은 캐나다다. 캐나다 집권 자유당은 1월 초까지만 하더라도 지지율이 보수당에 20%포인트(p)가량 뒤져 10년간 지켜온 정권을 큰 표 차로 내줄 위기였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했고, 캐나다가 미국의 51번째 주가 돼야 한다는 등 주권을 흔드는 언급과 관세 위협을 쏟아냈다. -52%p였던 쥐스탱 트뤼도 총리의 '순 지지율'은 퇴임 직전 -2%p까지 올랐다. 후임인 마크 카니 총리의 현재 순 지지율은 18%p다.
FT는 "멕시코에서 우크라이나에 이르기까지, 마크롱처럼 인기 없는 지도자조차 관세나 군사 지원 철회 위협, 심지어 미국의 정복 위협을 막으려 노력하면서 유권자에게 어느 정도 (비판을) 면제받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 우크라이나 승리 센터'의 올레나 할루시카는 "우리가 그를 싫어할 수도, 그에게 가혹하게 할 수도 있지만 그는 우리의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이들 정상도 애국심에 호소하며 위기를 돌파하려 한다.
카니 총리는 4월 28일 총선을 치르겠다고 발표하고 '캐나다, 강함(Canada strong)'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그는 지난 주말엔 "(미국이) 우리를 무너뜨려 우릴 소유하려 하지만 그렇게 두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한 캐나다' 내걸고 총선 유세 나선 카니 총리 |
마크롱 대통령과 스타머 총리는 국내 정책으로 인기가 바닥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미국과 유럽, 미국과 우크라이나 사이에서 중재역을 맡으며 외교력을 제대로 보여줬다고 '재평가'받고 있다.
이들의 지지율이 전반적으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해 여름 파리올림픽 직후 수준으로 회복됐고, 스타머 총리도 두 자릿수 상승세를 나타냈다.
셰인바움 대통령의 경우엔 관세를 놓고 미국과 격한 충돌이 예상됐으나 냉정하고 차분한 접근으로 미국의 관세 보복 조치를 피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이미 높았던 지지율이 더 올라갔다.
국내 경기 부진의 탓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리며 비판을 피해 간다는 평가도 있다. 카를로스 라미레스 인테그랄리아 컨설턴트는 "트럼프는 부진한 경제를 정당화할 수 있는 뜻밖의 선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인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FT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가 관세 발표를 하거나 러시아에 유리한 조건을 우크라이나에 강요할 수 있다면서 그에 따른 경제·안보 타격으로 지지율 상승세가 유지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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