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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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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급 강풍’ 탄 의성 산불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확산…시간당 8.2㎞로 불티 날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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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의성에서 발생해 엿새째 이어지고 있는 산불이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확산하는 산불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당 8.2㎞의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는데, 이는 시속 60㎞로 달리는 자동차와 비슷한 속도이다. 지난 25일 경북 의성 근처에 머물러 있던 불씨가 하루도 채 안돼 51㎞ 떨어진 동해안 영덕까지 번진 이유다.

산림청은 27일 브리핑에서 위성 정보 등을 활용해 경북 의성·안동·영양·영덕·청송 등 5개 시·군으로 번진 산불 전체 화선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27일 매핑 드론, 적외선 탐지 비행기, NASA Suomi NPP 위성에 탑재된 가시적외선이미지센서(VIIRS) 등을 총동원해 구성한 전체 화선 이미지. 산림청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원명수 국립산림과학원 국가산림위성정보활용센터장은 “이번 산불 확산은 순간 초속 27m의 강풍이 불면서 사상 초유의 확산 속도를 보이고 있다”며 “지난 25일 오후 경북 안동 부근에서 직선거리로 51㎞의 영덕 강구항까지 시간당 8.2㎞ 속도로 12시간 안에 이동했다”고 말했다.

초속 17.5m 바람부터는 태풍급으로 분류된다. 산림청이 공개한 위성 사진을 보면 25일 오전 3시까지 의성·안동 부근에 머물던 불씨는 25일 오후 2시 이후엔 영양·청송·영덕까지 넘어갔다.

원 센터장은 “이번 비화된 불티가 민가와 산림에 동시에 떨어져서 불을 키우고, 키워진 불로부터 불티가 민가와 산림으로 동시에 날아가 불을 키우며 이동해 민가 및 시설의 피해가 컸다”고 분석했다.

원 센터장은 의성 산불이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확산하는 산불이라고 했다.

그는 “과거 2019년 속초·고성 산불 당시 초속 33m의 바람에도 시간당 5.2㎞로 불이 확산했는데 이번엔 그보다 훨씬 빠른 속도”라며 “시간당 8.2㎞ 속도는 사람이 달리는 속도보다 빠르다. 국내에서 보고된 산불 확산 속도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라고 설명했다.

산림당국은 태풍급 강풍 예측에 실패했다고 인정했다.

원 센터장은 “지형과 기상 등을 반영해 산불 확산 예측 프로그램을 가동하는데 당시 초속 27㎞의 강풍은 기상 예보에도 없어 산불이 영덕까지 번질 것이라고 예측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전=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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