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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노화 억제하는 유전자-약물 조합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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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뇌의 노화에 관여하는 유전자와 이에 작용할 수 있는 약물 후보를 찾아냈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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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사고, 기억, 감정, 운동 등 모든 신체 기능의 중추다. 뇌의 기능이 저하되면 신체적, 정신적 기능도 저하돼 다양한 문제를 일으킨다. 뇌의 노화 여부는 인간 노화를 좌우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인으로 볼 수 있다.



뇌의 노화는 유전적 요인, 생활 방식, 환경적 요인 및 환자의 질환에 따라 개인마다 상당히 다른 속도로 진행된다. 과학자들은 생물학적 뇌의 나이와 실제 나이의 차이인 ‘뇌-연령 격차’(BAG=Brain Age Gap)를 뇌 노화의 지표로 쓴다. 생물학적 뇌의 나이는 MRI(자기공명영상)를 비롯한 뇌 측정 기술로 뇌 조직의 상태를 분석해 파악한다.



중국과 이스라엘 연구진이 인공지능을 이용해 뇌의 노화를 촉진해 ‘뇌-연령 격차’를 벌리는 유전자 64개를 찾아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 가운데 영향력이 큰 유전자 7개의 발현을 조절하는 데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13가지 재활용 후보 약물도 찾아냈다.



연구진은 우선 뇌의 나이를 추정하도록 훈련된 딥러닝 모델을 사용해 영국 바이오뱅크에 등록돼 있는 3만8961명의 뇌 영상 자료를 분석해 뇌의 나이와 실제 나이의 차이를 계산했다.



그런 다음 유전자 데이터가 있는 3만1520명을 대상으로 뇌-연령 격차를 유발하는 유전자가 무엇인지 살펴봤다. 혈액세포 유전자 2682개와 뇌 조직 유전자 2915개 유전자의 활동 데이터 분석을 결합한 결과, 약물 투여가 가능한 뇌-연령 격차 관련 유전자 64개를 발견했다. 연구진은 이 중에서 혈액 응고와 세포 사멸에 관여하는 유전자 중 7개(MAPT , TNFSF12 , GZMB , SIRPB1 , GNLY , NMB , C1RL)가 연관성이 가장 강력하다는 걸 알아냈다.



연구진은 이어 64개 유전자 중 29개를 표적으로 삼아 뇌 노화 방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466개 약물을 확인했다.



그런 다음 7개 유전자나 그 유전자가 생산한 단백질에 작용하는 것으로 이미 임상시험을 끝냈거나 진행중인 약물 13개를 골라냈다.



뇌 노화에 재활용할 수 있는 약물로 뽑힌 것으로는 △비타민D 결핍 보충제인 콜레칼시페롤 △백혈병 치료제인 다사티닙,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인 디클로페낙 △오메가3 지방산인 도코넥센트 △호르몬 대체 요법에 사용되는 에스트로겐 계열의 에스트라디올 △습진 등의 치료에 쓰는 부신피질 호르몬 일종인 히드로코르티손 △혈압을 낮추는 약물 메카밀라민 △니코틴 △폐경기 중 성관계에서 발생하는 질 통증 완화제인 프라스테론 △식물성 항산화물질인 퀘르세틴과 레스베라트롤 △신장 이식 후 면역 억제제인 시롤리무스 △남성 호르몬 물질인 테스토스테론이 있다.



유전자는 흡연, 음주 같은 생활방식과 환경 요인의 영향으로 침묵하기도 하고 발현되기도 한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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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바로 쓸 순 없어…후속 실험과 임상시험 필요





독일 라이프니츠노화연구소의 다리오 발렌차노 박사는 뉴사이언티스트에 “많은 유전자가 뇌 노화에 영향을 미치지만, 이번 연구는 그 중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를 우선하는 접근 방식을 썼다”며 “연구 결과는 후속 실험 및 임상시험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확인한 약물 또는 화합물을 곧바로 뇌 노화를 늦추는 용도로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킹스칼리지런던의 리처드 시우 교수는 뉴사이언티스트에 “특정 유전자를 갖고 있다고 해서 유전자가 항상 실제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유전자는 흡연, 음주 같은 생활방식과 환경 요인의 영향으로 침묵하기도 하고 발현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연구는 영국인 데이터만을 토대로 한 것이기 때문에 전 세계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될지는 알 수 없다”며 이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논문 정보



Genetically supported targets and drug repurposing for brain aging: A systematic study in the UK Biobank.



DOI: 10.1126/sciadv.adr3757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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