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현지시각) 그린란드 수도 누크에서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대표인 옌스 프레데릭 닉슨이 텔레비전 토론에 참여하고 있다. 누크/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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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 총선에서 ‘독립 신중파’ 중도우파 정당이 승리한 뒤 연립정부를 구성했다. 덴마크로부터의 독립을 강하게 요구해 온 의회 제2당은 연정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그린란드 5개 정당 중 4개 정당이 의회 의석 31석 중 23석을 차지하는 연립 정부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고 에이피(AP), 블룸버그 통신 등이 2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그린란드 미국 편입 위협을 계속 하는 가운데 지난 11일 총선에서 승리한 중도우파 성향의 민주당과 다른 세 정당이 28일 오전 수도 누크에서 연립 협정을 체결할 예정이다. 연립 정부에는 무테 에게데 현 총리의 이누이트 공동체당, 중도 좌파 성향의 전진당, 친덴마크 성향의 연대당이 참여한다. 연정을 이끄는 총리로는 33살의 민주당 대표인 옌스 프레데릭 닐슨이 유력하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군주가 국가 원수이지만, 2009년부터 자치권을 행사하기 시작해 외교와 국방을 제외한 대부분이 권한은 그린란드 총리와 내각이 행사한다.
덴마크로부터의 독립을 주장하는 의회 제2당인 방향당은 연정에 참여하지 않고 야당으로 남게됐다. 이 당은 24일 그린란드 독립을 위한 길에 대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연립정부 회담에서 탈퇴한다고 밝혔다.
새로운 정부의 당면 과제는 그린란드 미국령 편입을 주장하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대응이다. 제이디(J.D.) 밴스 부통령은 부인 우샤가 이끄는 미국 고위급 대표단과 함께 28일 그린란드를 방문해 미군 기지인 피투피크 우주기지 등을 방문한다. 그는 “그린란드 안보와 관련해 어떤 일이 진행되는지 확인할 것”이라며 “우리는 그린란드 주민의 안보를 다시 강화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 백악관은 우샤가 27~29일 마이클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과 함께 그린란드를 방문해 개 썰매 경주에 참석하는 등 현지 문화를 배울 것이라고 밝혔다.
신임 총리로 유력한 닐슨 민주당 대표는 총선 직후 “우리는 미국인이 되고 싶지 않다. 우리는 덴마크인이 되고 싶지 않다. 우리는 그린란드인이 되고 싶고 미래에 우리만의 독립을 원한다”고 말했다.
14일(현지시각) 그린란드 누크에 있는 덴마크 군대의 북극 사령부에 덴마크, 그린란드, 미국 국기가 게양돼있다. 누크/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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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선거 개표 결과 민주당은 29.9%의 득표율로 예상 밖 1위를 기록했다. 이는 2021년 총선에서 기록한 9.1%보다 20% 포인트 이상 늘어난 수치였다. 덴마크로부터의 조속한 독립을 지지하고 미국과 적극적인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방향당은 24.5%로 2위였다. 집권당이었던 이누이트 공동체당은 19.2%로 제3당으로 밀려났다. 공동체당과 함께 연립정부를 구성했던 전진당은 16.2%를 득표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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