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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최윤범, 경영권 방어 일단 성공…법정서 분쟁 계속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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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51회 정기주주총회서 양측 격돌

주총 시작 전까지 물밑서 주식 전쟁

영풍 의결권 제한으로 최윤범 회장 수성

MBK연합, 추가 법정다툼 예고…와이피씨 지분 변수

'홈플러스 여론'도 변수…국민연금, 최윤범 손 들어줘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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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이 정기주주총회에서 경영권을 방어하는 데 성공했다. 주총 하루 전날 법원 판결로 영풍의 의결권이 극적으로 제한된 덕이다.

최 회장 측은 한숨 돌리게 됐지만, 영풍·MBK파트너스(MBK연합)가 법적 대응을 예고하면서 분쟁의 불씨는 남게 됐다. 향후 경영권의 향방은 MBK연합의 의결권에 대한 법원의 판단에 갈릴 것으로 보인다.

주주총회 시작 직전까지 치열한 '지분율 전쟁'

28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51회 정기주총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주총장 밖에서는 고려아연 노조가 시위를 진행하며 결연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들은 '홈플러스 회생 MBK가 책임져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피켓 시위를 벌였다.

주총은 시작부터 진통을 앓았다. 당초 오전 9시 개최가 예정되었찌만 고려아연과 MBK연합의 기싸움으로 개회가 11시30분까지 연기됐다.

고려아연은 MBK연합이 제출한 자료가 원본과 달라 검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지만, MBK연합 측은 의결권 제한 작업을 위해 고의로 주총 시작을 지연한다며 양측이 팽팽하게 맞섰다.

양측이 주총 전부터 신경전을 벌인 이유는 MBK연합의 의결권 때문이다. 앞서 법원이 주총 하루 전인 27일 MBK연합 측이 '고려아연 주식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해달라'고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고려아연과 영풍 사이에 상호주 관계가 형성돼, 25.42%를 보유한 영풍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된 것인데 법원이 최 회장 측의 손을 들어줬다고 평가됐다.

MBK연합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법원의 판단 이후 영풍 측은 1주당 0.04주를 긴급 배당하기로 결의했다. 이렇게 되면 문제의 선메탈홀딩스(SMH)에 대한 영풍 지분율이 10% 아래로 떨어져 상호주 관계가 해제된다.

최 회장 측도 기민하게 대응했다. SMH가 케이젯정밀(옛 영풍정밀)이 보유한 영풍 주식 1350주를 장외 매수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영풍 지분율을 10.03%로 끌어올렸다.

양측이 주총 직전까지 물밑에서 치열한 '지분율 전쟁'을 벌인 것이다.

영풍 의결권 제한된 상태서 시작된 주총, 최 회장 일단 승기

강성두 영풍 사장이 28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제51기 정기 주주총회'를 나서며 승강기에 탑승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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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주총은 영풍의 의결권이 제한된 상태에서 진행됐다.

고려아연 박기덕 대표는 SMH가 영풍 지분 10.03%를 보유해 영풍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지분 구도는 MBK연합이 40.97%, 최 회장 측이 34.35%(우호 지분 합산)였지만, 25.42%를 가진 영풍의 손발이 묶이면서 최 회장 측이 우위를 점하게 됐다.

결국 최 회장 측은 집중투표제를 통해 이사 후보 5명을 모두 이사회에 선임하는 데 성공했다.

MBK연합은 영풍 강성두 사장과 MBK 김광일 부회장을 이사회에 진입시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사 선임은 총 3명에 그쳤다. 이사회는 고려아연과 MBK연합 11:4 구도로 구성됐다.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 선임, 배당기준일 변경 등 안건도 원안대로 가결됐다.

이 과정에서 MBK연합 측은 고성을 지르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영풍의 법률 대리인은 SMH의 영풍 주식 취득 소식을 통보받지 못했다며 의결권 제한은 부당하다고 맞섰지만, 주총은 속개됐다.

이후 MBK연합 측은 주총 후 입장문을 통해 "최 회장의 불법, 탈법행위로 주주의 기본권마저 박탈돼 버린 고려아연 주주총회는 K-자본시장의 수치이자 오점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의결권 제한으로 왜곡된 주총 결과에 대해 즉시항고와 효력 정지 등 가능한 방법을 동원하고 법원에서 왜곡된 주주의 의사를 바로 잡겠다"고 밝혔다.

이 갈고 있는 MBK연합…계속된 법정 공방

이번 주총은 최 회장이 일단 경영권을 지켰지만 분쟁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MBK연합이 영풍의 의결권 행사 허용을 위한 가처분 항고와 이의제기 등 법적 다툼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MBK연합이 최대주주인 만큼 최 회장도 안심할 수 만은 없는 상태다. MBK연합 측은 임시 주주총회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겠다는 방침인데, 이후 계속 이사회 장악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영풍 강성두 사장과 MBK 김광일 부회장의 이사회 진입으로 경영 개입을 위한 입지도 넓어지기도 했다.

가장 큰 변수는 법원의 판단이 될 전망이다. MBK연합 측의 의결권에 대한 법원의 판단에 따라 이사회 구성이 변경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법원은 고려아연과 MBK연합에 각각 유리한 판결을 한 차례씩 내리며 주총 표결의 향방을 가른 바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MBK연합 측의 와이피씨가 보유한 지분에 대한 법정 공방에 주목하고 있다. 해당 지분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을 지에 대해 법조계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알려져 추가 변수가 될 수 있다.

MBK 홈플러스 책임론,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영향 줄 수도

28일 고려아연 노조원이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장 앞에서 손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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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전도 향후 경영권 전쟁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최근 MBK가 홈플러스 사태로 경영 실패에 대한 책임론에 부닥쳐 부정적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주총의 캐스팅보터 국민연금은 최 회장 측 손을 들어주기도 했다. 국민연금은 최 회장 측이 제안한 '이사 수 상한 설정'과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 '분리선출 가능한 감사위원 수 상향' 등 정관 변경에 모두 찬성했다. 국민연금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4.51%다.

MBK에 대한 부정적인 국내 여론 동향이 해외 투자자들이 움직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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