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계엄 선포로 시작된 혼란이 116일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헌법재판소까지 결론을 미루면서 정치는 할 일을 못하고 경제는 비명을 지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 미뤄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문형배, 이미선 재판관이 퇴임하는 다음달 18일마저 넘길 경우 이런 국가 운영체제의 마비 상태가 기약 없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먼저 김태영 기자입니다.

[기자]

헌법재판소가 다음달 18일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문형배, 이미선 두 재판관이 퇴임하면 헌법재판소는 6명의 헌법재판관만 남게 됩니다.

심판정족수인 7명을 채우지 못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심리는 중단됩니다.

제기능을 못하는 '식물 헌재' 우려가 현실이 되는 겁니다.

후임 재판관 2명을 곧바로 임명해서 결론을 내려야 하는데, 이 과정 역시 순탄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문형배, 이미선 두 재판관은 지난 2019년 4월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대통령 몫으로 임명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직무가 정지됐기 때문에 한덕수 권한대행이 후임 재판관 2명을 임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회 몫의 마은혁 후보자는 임명하지 않고 버텨오다가 이른바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재판관 2명이 퇴임한 이후에야 임명권을 행사할 경우 야권의 반발이 예상됩니다.

마 후보자까지 임명해 '9인 체제'가 되더라도 반발은 생길 수 있습니다.

반대로 여권에선 9인 체제로 완성된 헌재가 결론을 냈기 때문에 정당성 문제는 이미 해소된 것이라고 주장할 가능성이 큽니다.

한 대행이 재판관 2명을 임명하지 않은 채 '식물 헌재'가 지속될 경우 탄핵 심판은 180일내에 해야 한다는 법 조항은 사실상 무력화 됩니다.

윤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을 한 대행 체제로 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는 배경입니다.

결국 헌법재판소가 탄핵이든 인용이든 4월 18일 전에는 결론을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편집 류효정 / 영상디자인 황수비]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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