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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1 (화)

“나 여기 더 있고 싶어”...관광객 홀린 이 매장에서 파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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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본 자라 매장, 관광객 바글
200년된 건물과 최신기술 조화
“곳곳서 찰칵찰칵” 사진 명소 즐비

코로나 덮친후 남들 온라인 강화할 때
인디텍스, 오히려 오프라인 고도화 투자
역발상 경영 성공, 소비자 편의도 최고수준


포르투갈 리스본 자라 ‘호시우점’.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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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패션시장은 2020년 코로나19 이후 급격한 전환기를 맞았다. 쉬인 등 중국 온라인 플랫폼 부상과 소비 침체 장기화로 대기업 브랜드조차 버티지 못하고 매출 하락에 직면했다.

‘자라’를 보유한 글로벌 1위 패션기업 인디텍스도 팬데믹 시기 전 세계 매장 1200곳의 문을 닫으며 긴축 경영에 돌입했다. 2020년 매출은 전년 대비 28% 적은 204억유로(약 32조2946억원)까지 고꾸라졌다.

모든 브랜드가 온라인에서 살길을 찾을 때 인디텍스는 오히려 오프라인 매장을 더 갈고닦았다. 위기 속에서 남들과 다른 길을 택한 ‘역발상 결단’이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인디텍스는 온라인 서비스가 대체할 수 없는 매장에서의 고객 경험에 방점을 찍고 주요 대도시 매장을 더 크고 특별하게 만들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자라의 대표적 혁신매장 ‘호시우점’은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에서 유동 인구가 많은 두 개 광장 사이에 길쭉하게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평일에도 관광객이 끊임없이 드나들며 쇼핑할 뿐만 아니라 휴게 공간에서 쉬거나 전망이 좋은 고층에서 사진을 촬영한다. 공간 곳곳에서 ‘찰칵’ 하는 소리가 연신 들렸다.

이곳은 200년 넘는 건물 양식과 자재를 그대로 활용한 고풍스러운 분위기에 셀프 계산대 등 최신 온·오프라인 서비스를 통합한 실험적인 매장으로 쇼핑 명소인 동시에 관광지다. 싼 값에 빨리 쇼핑하고 나가는 매장이 아니라 오래 머무르며 둘러보는 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자라 관계자는 “과거에 복권방이나 호텔 등으로 쓰이던 낡은 상점 건물 여러 개를 이어 붙여 만든 매장”이라며 “이전 건축물의 구조와 자재를 그대로 활용해 역사를 살리고 자라의 최신 기술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포르투갈 리스본 자라 ‘호시우점’.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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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리스본 건축을 대표하는 옛 ‘폼발린’ 양식 건물을 그대로 활용한 인테리어가 돋보였다. 내부는 포르투갈 전통 타일과 화려한 천장 프레스가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고 기존 건축자재를 매장 곳곳 테이블과 의자, 벽난로 등 인테리어 가구로 재사용했다.

꼭대기층은 ‘자라 키즈’와 ‘자라 홈’ 물건이 진열된 공간으로, 실제 가정집처럼 침실과 주방, 욕실 공간을 구분해 관련 제품을 경험해볼 수 있었다. 그중 리스본 관광 명소인 ‘상조르즈성’이 보이는 창문 앞에는 욕조와 욕실용품 등을 배치해 포토스폿으로 활용했다. 또 자라 매장 중 유일하게 키즈존에 놀이 공간을 마련해 가족 단위 고객의 만족도를 높였다.

0층(유럽은 1층을 0층으로 표기) 남성복 매장으로 내려가니 출입구 근처에 포르투갈의 명물 에그타르트를 맛볼 수 있는 카페가 있었다. 쇼핑 편의를 극대화하고자 셀프 계산대와 온라인 픽업 주문대를 따로 마련해 오래된 건물과 최신 기술을 결합한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각 층에는 셀프 계산대가 일반 계산대보다 더 많았고, 옷을 올려놓으면 바코드를 스캔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인식해 편리했다.

앱을 활용해 미리 상품을 주문하고 2시간 내 수령하거나 피팅룸에 줄을 서지 않고 예약할 수도 있다. 반품도 미리 신청해 매장에서 빠르게 환불받을 수 있게 하는 등 소비자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모바일 앱으로는 ‘클릭 앤드 파인드’ 기능으로 온라인에서 본 제품의 매장 내 위치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라울 에스트라데라 인디텍스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는 “고객이 어디에 있든 온·오프라인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하나의 통합된 상업 공간을 구축하는 것을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포르투갈 리스본 자라 ‘호시우점’.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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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는 지난해 리스본 호시우점을 비롯해 중국 난징, 스위스 취리히, 일본 오사카 등 주요 도심 상권의 혁신매장을 늘리는 한편 소규모 매장 등은 폐쇄해 효율화했다. 자라뿐만 아니라 마시모두띠, 버쉬카, 풀앤베어, 스트라디바리우스 등 자사 브랜드의 오프라인 공간 최적화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인디텍스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자라를 비롯한 자사 브랜드들의 매장 수는 전년 대비 129개(2.3%) 감소했지만, 전체 매장 면적은 오히려 9만3405㎡(2%) 늘었다. 주요 매장 리뉴얼과 대형화에 힘입어 지난해 전체 오프라인 매장 매출은 5.9% 증가한 284억유로를 기록했다. 이는 인디텍스 전체 매출의 약 74%다.

인디텍스는 오프라인 매장을 새로운 디자인으로 건축하며 고객 경험을 극대화하는 데 과감한 투자를 이어갈 예정이다. 올해는 매장 공간 최적화와 기술 통합, 온라인 플랫폼 강화 등에 약 18억유로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내년까지 연간 매장 공간을 약 5% 확대하는 동시에 매장의 디지털화 및 온라인 플랫폼과의 통합을 더욱 고도화할 계획이다.

포르투갈 리스본 자라 ‘호시우점’. 인디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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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텍스는 한국에서도 주요 매장을 리뉴얼 오픈하는 등 적극적인 확장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0월 ‘자라 롯데아울렛 서울역점’을 재단장하고 디지털 서비스를 도입해 온·오프라인 연결성을 극대화했다. 자라는 2022년 잠실 롯데월드몰점을 시작으로 한국 매장에 이와 같은 ‘뉴 콘셉트’를 적용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는 5월에는 명동 눈스퀘어에 자라 매장을 리뉴얼 오픈하고 국내 최초로 카페 브랜드 ‘자 카페’를 선보일 예정이다.

전 세계 5500여 개 매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인디텍스 본사에서는 ‘모델 매장’도 운영하고 있다. 제품 진열부터 음악과 매장, 고객 동선까지 본사에서 결정해 어느 매장에서든 고객이 표준화된 쇼핑 경험을 할 수 있게 하는 비결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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