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북을 휩쓴 화마는 주민들의 삶의 터전까지 앗아갔습니다.

산불은 진화됐지만, 집이 불타버린 이재민들은 당장 돌아갈 곳이 없어 막막하기만 합니다.

오선열 기자입니다.

[기자]
산불이 덮친 마을 곳곳이 검게 그을렸고, 주택은 폭격을 맞은 듯 무너졌습니다.

아직도 꺼지지 않은 잔불 주변에서 쉴 새 없이 매캐한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화마가 휩쓸고 간 마을입니다. 물과 전기, 통신까지 모두 끊기면서 마을 주민들은 모두 대피소로 이동했습니다.

대피 물품을 챙기기 위해 집을 찾은 주민은 불타버린 마을을 보며 먹먹함을 감추지 못합니다.

[마을 주민 : 물이 제일 빨리 들어와야 하고, 전기가 빨리 들어와야 냉장고부터 해서 가동을 해서 살 수가 있지. 안 그러면 못 살아요.]

대피소에 모인 주민들은 강당 바닥에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대부분 고령이지만 급하게 대피하느라 약 봉투를 챙길 시간조차 없었습니다.

[김정동 / 대피 주민 : 약도 하나도 못 챙기고, 빈 몸으로 뛰쳐나왔어요. 옷도 그대로, 아직 이 옷 만지면 손이 시커메요.]

쪽잠을 자고, 씻지 못하는 불편함보다 생계를 이어가던 농사 걱정이 앞섭니다.

[김억동 / 대피 주민 : 동네마다 컨테이너를 하나씩 갖다 주든가. 불편하게 계속 여기 마냥 있을 수는 없잖아요. 농사철인데.]

경상북도는 이재민들을 위해 호텔과 기업 연수시설 등 임시 거처 마련에 나섰습니다.

이와 함께 농사를 짓는 주민들을 위해 에어돔 형태의 시설도 거주지 근처에 설치할 계획입니다.

[이철우 / 경상북도지사 : 임시 주택을 마련하는데도 한 달 이상 시간이 걸립니다. 한 달 동안에 바로 집 옆에서 생활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을 마련하는 데 최대한 노력을 하겠습니다.]

경북을 휩쓴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은 하루라도 빨리 복구 작업이 완료돼 집으로 돌아가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YTN 오선열입니다.

촬영기자;김세호

영상편집;이주연

YTN 오선열 (ohsy5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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