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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모든 나라에 상호관세"... '20% 보편관세' 회귀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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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트럼프, 대상·세율 확대 주문”
‘선별 부과’서 급선회… 목표 바꾼 듯
세수 확보 위해 인플레 감내할 각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30일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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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가별 상호관세 발표 예고일(현지시간 4월 2일)을 코앞에 두고 무차별 보편관세 부활 가능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모든 교역 상대국을 대상으로 최고 20% 관세를 매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모든 나라가 상호관세 대상”이라고 확인했다. 상호관세 부과를 놓고 불확실성과 경제에 미치는 우려가 커지자 31일 국내 증시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급락했다. 전 거래일 대비 낙폭은 코스피지수 3.0%, 닛케이지수 4.05%에 달했다.

트럼프 “모든 국가서 관세 시작”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더 폭넓은 국가들을 상대로 더 높은 관세율을 적용할 방법을 찾아볼 것을 주문했다며 “무역 파트너들에 각기 다른 관세를 부과할지(상호관세), 모든 거래국에 같은 관세를 매긴다는 작년 대선 공약(보편관세)으로 돌아갈지가 현재 행정부 내 최대 쟁점”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급선회나 마찬가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후보 시절 모든 수입품에 10~20%의 관세를 물리는 형태의 보편관세 도입을 공약했다. 그러나 11월 당선 뒤엔 상대국이 부과한 만큼 부과해 무역 불공정을 시정하는 방식의 국가별 맞춤형 상호관세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최근 들어서는 ‘일부 국가 면제’와 ‘관대한 수준’을 언급하며 대상국 범위를 좁히고 적용 세율을 하향할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트럼프 대통령이 보편관세 아이디어를 되살렸다는 보도(워싱턴포스트)가 전날 갑자기 나왔고, 이날 WSJ가 “며칠 전 참모들이 ‘최대 20% 보편관세’를 고려하기 시작했다”며 비슷한 동향을 재차 전한 것이다. 만약 모든 국가에 20% 보편관세를 부과한다면 한국의 자동차 회사는 대미 수출 시 자동차 관세 25%에 추가로 20%를 더한 45%의 관세를 적용받게 된다.

WSJ에 따르면 아직 상호관세 카드도 살아 있다. 하지만 최종 계획이 무엇이든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정책이 ‘크고 단순하기를’ 원한다는 게 행정부 당국자 전언이며, 이는 적어도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더티(Dirty·지저분한) 15’로 명명한 미국의 최대 무역 상대국들(세계 국가의 15%)을 상대로 관세를 먼저 부과한다는 초기 구상에 비해 최종 정책의 적용 대상이 더 광범위해질 것임을 시사한다고 신문은 해석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州) 팜비치에서 워싱턴으로 복귀하는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상호관세가 일부 국가에 우선 부과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모든 국가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대답했다.

美국민 64% “트럼프, 인플레 소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한다는 내용의 포고문에 서명한 26일 백악관 집무실(오벌오피스)에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이 배석해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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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 전환의 이유는 관세를 통해 추구하는 중점적 목표가 달라졌기 때문일 수 있다. 상호관세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억제하며 미국 내 제조업을 복원하고 상대국과의 무역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방편 성격이 강하다. 반면 보편관세의 경우 세수 확보가 핵심 목표다. 감세와 재정 건전성이라는 공화당 내 두 요구를 함께 충족시키고 국경 강화 등 공약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려면 최대한 지출을 줄이고 수입을 늘려야 한다.

해당 가설을 밑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 피터 나바로는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가 4월 3일부터 부과하는 자동차 관세로 연간 1,000억 달러(약 147조 원)가, 추가 관세(4월 2일 발표하는 관세)로 연간 6,000억 달러(약 882조 원)가 각각 들어올 것이라며 세수를 강조했다.

이미 발효·공표된 철강·알루미늄 및 수입차 관세에 이어 품목 관세도 추가될 공산이 크다. 소식통은 핵심 광물과 이를 포함하는 제품군 등이 신규 관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WSJ에 말했다.

그러나 이는 생활비를 낮춰 달라며 그를 찍은 미국 대선 표심의 배신이라는 게 WSJ의 지적이다. 이날 공개된 CBS방송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응답자의 55%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에 지나치게 집중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반면 인플레이션과 관련해서는 충분히 집중하고 있지 않다는 답변 비율이 64%로 월등하게 높았다. 민주당 마크 워너 연방 상원의원은 이날 폭스뉴스에 “미국인들은 물가를 끌어내리려 대통령을 고용했고, 관세가 어리석다는 그들의 판단이 (주식)시장을 붕괴시켰다”고 말했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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