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공사비 갈등으로 시공사에 돈을 더 지급하는 경우는 종종 있다. 그러나 이미 입주까지 마친 단지가 ‘너무 싼값에 공사를 했다’며 시공사에 돈을 더 챙겨주는 사례는 전례를 찾기 힘들다. 이 때문에 일부 조합원들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 조합은 시공계약을 불법 파기한 사실이 인정돼 전(前) 시공사였던 대우건설로부터 200억원대의 손해배상 소송이 제기된 곳이기도 하다.
2024년 7월 29일 분양을 시작한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펜타스에 입주를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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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발생한 이유 중 하나는 조합이 안건을 상정하면서 제시한 안건 제안 사유다. 조합은 “추가 공사비를 지급할 계약상의 의무는 없으나”라는 문구를 넣으며 공사비 지급의 법적 의무가 없다고 명시했다. 또 “삼성물산이 그간 여러 차례 우리 사업장에서 공사비 급등에 따른 상당한(300억원 상당) 적자가 발생하였다고 호소했다”라며 “우리 아파트의 현재 평당공사비(약 614만원 상당)는 여타 유사 규모의 강남권 타 재건축사업장에 비해 적은 면이 있다”고도 했다.
삼성물산이 시공계약을 체결하기 전 시공계약을 해지했던 대우건설이 계약 해지가 부당하다며 공사현장을 가압류했을 때 삼성물산이 207억원의 돈을 법원에 공탁해 가압류를 풀어준 사실과 분양 당시 3.3㎡당 6700만원이 넘는 분양가로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후 역대 최고가로 분양한 사례를 언급하며 삼성물산이 재산증식에 이바지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러나 도급 계약상 공사비를 더 줄 의무가 없지만 100억원 가량을 더 주자는 것에 대해 일부 조합원들은 반발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계약상 의무는 없는 데 시공사가 힘들다고 돈을 더 주자 하는 게 전혀 상식적이지 않아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조합 관계자는 “법적 소송이 걸린 문제기 때문에 법원의 판단을 받아 해결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반포15차 재건축 조합의 지난 2월 말 임시총회 안건. 시공사 삼성물산의 공사비를 99억원 더 주자고 제시한 '공사비 보전의 건'에는 "지급할 계약상의 의무는 없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 자료 = 독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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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대우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됐지만, 공사비 갈등을 겪다가 2019년 시공계약을 해지했다. 이후 2020년에는 5년 만에 정비사업장에 돌아온 삼성물산과 시공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대우건설은 시공계약이 부당하게 해지됐다는 소송을 제기해 지난 2022년 1월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법원이 시공계약 해지가 부당하고 사업권과 시공사 지위가 대우건설에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법원은 이미 삼성물산이 공사를 많이 진행한 상태인 점을 고려해 대우건설이 손해배상 소송을 통해 피해를 배상받으라고 했다. 이에 따라 대우건설은 지난해 9월 조합에 200억원대의 손배 소송을 제기했다.
조성환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는 “시공계약 해지가 부당하고 사업권과 시공사 지위를 법원이 확인해줬기 때문에 그 판결문이 향후 손해배상 소송에서 건설사에 유리한 증거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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