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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최상목, 외환 위기 노리고 채권투자"…전문가 "채권은 환율 아닌 금리 보고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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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기획재정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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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억 원 가량을 미국 국채를 보유한 사실을 놓고 야당이 "환율 위기에 베팅"한 것이라고 비판에 나섰지만, 전문가들은 야당의 주장이 궤변에 가깝다고 지적한다.

■ 재산공개에서 드러난 美 국채 보유

지난달 27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최 부총리는 약 1억 9700만 원 상당의 미국 국채(30년 만기)를 보유하고 있다. 최 부총리의 총 재산은 45억 원대다. 미국 국채 보유 시점은 공식적으로 명시되지 않았지만, 기획재정부는 이후 해명을 통해 "2018년 자녀 유학 준비를 위해 달러를 보유했고, 해당 달러를 이용해 2024년 미국 국채를 매입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의 환율 변동과는 무관하다"라고 덧붙였다.

■ "외환시장 안정" 발언과 강달러 투자…신뢰성 논란

특히 인사청문회 당시 최 부총리는 경제수석 시절에 보유한 미국 국채가 논란이 되자 매도했으나, 이후 다시 투자한 뒤 보유한 것으로 나타나 신뢰성 논란이 커졌다. 또 국회에서는 외환시장 안정에 대해 긍정적 전망을 밝히면서도 실제로는 환율 상승이익이 기대되는 자산에 투자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경제 수장이 환율에 베팅했다"라는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美 국채 30년물 T1.37508/15/50 / 대한민국 관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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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최상목 경제부총리의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달 31일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상, 직무와 사적 이익이 충돌할 경우 직무를 회피해야 한다"라며 "최 부총리는 명백한 이해충돌 상태"라고 지적했다.

같은 날 이언주 최고위원도 "환율 급등기 미국 국채를 보유한 것은 외환위기에 베팅한 것이며, 이는 경제 내란이자 국민 배신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미 국채에 투자할 시간은 있으면서 추경안을 만들 시간은 없느냐"라며 경제 정책 책임자로서의 태도를 질타했다.

오늘은 민주당이 당 차원의 논평을 통해 "나라 경제를 팔아 재산을 불린 부총리는 즉각 물러나야 한다"라고 공식 입장을 냈다.

■ 전문가 "국채 투자는 환율 아닌 금리 기준"

이번 최상목 부총리의 미국 국채 보유 논란에 대해 이정환 한양대학교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국채 투자는 기본적으로 금리 수준을 보고 결정하는 것"이라며 "국채 금리가 한국보다 높은 상황이고 이에 따라서 투자 관점에서 투자했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분석했다. 또 "환율을 방어하지 않기 위해 투자했다라고 하는 건 문제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미국 국채를 사는 투자자 대부분은 금리 수익률과 장기 안전성을 주된 판단 기준으로 삼는다는 게 전문가의 평가다. 외환자산이라는 이유만으로 환율 투기라고 단정하는 건 금융시장에 대한 단편적인 해석으로도 볼 수 있다. 이번 사안을 놓고 단순히 환율 상승에 베팅했다라는 식의 비판은 적절하지 않다는 뜻이다.

다만, 일부에서는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 책임자라면 실제 의도와는 별개로 정책 신뢰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음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제기된다.

■ 공직자윤리법 위반은 아냐

공직자윤리법은 고위공직자의 재산 등록과 공개, 부정한 재산 증식 방지를 목적으로 한다. 최 부총리는 재산공개를 통해 미국 국채 보유 사실을 성실히 신고했기 때문에 현재까지의 사실관계로 보면 고의적인 미신고나 은닉 정황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보다 직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법은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이다. 해당 법은 공직자가 직무와 관련된 사적 이익을 취하거나, 관련 자산을 보유할 경우 이를 사전 신고하고 직무를 회피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최 부총리는 외환시장 및 환율 정책 전반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 수장으로, 환율 상승 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외화자산을 보유한 것은 이해충돌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 해당 자산이 직무와 실질적으로 이해 충돌하는지, 자산 보유로 인해 정책 결정에 영향을 줬는지, 사전 신고 및 회피 의무를 고의로 회피했는지 등도 따져봐야 한다. 이번 사안은 입증 책임이 명확하지 않고 해석 여지가 있어, 실제 법 적용은 쉽지 않다는 전망이 많다.

송병철 기자(songbc@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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