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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62위 애경그룹, 핵심계열사 ‘애경산업’ 매각… 항공-화학 중심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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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년 설립된 ‘그룹 모태’ 기업

유동성 개선 위해 선제적 구조조정

재계 서열 62위 애경그룹이 핵심 계열사이자 그룹의 모태인 애경산업을 팔고 항공, 화학 중심으로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방침이다.

1일 애경그룹 관계자는 “그룹의 재무 상황 개선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애경산업을 매물로 내놨다고 밝혔다. 애경그룹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애경그룹은 AK홀딩스와 애경자산관리 등이 보유한 애경산업 경영권 지분 약 63%를 매물로 내놨다. 매각 주관은 삼정KPMG가 맡았다.

1954년 애경유지공업으로 설립된 애경산업은 애경그룹의 모태로, 생활용품 ‘케라시스’와 화장품 브랜드 ‘루나’로 잘 알려져 있다. 애경그룹은 애경산업과 골프장 중부CC 등 비주력 사업을 정리해 유동성 위기를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애경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부채를 자본으로 나눈 백분율)은 328.66%에 달한다.

AK홀딩스는 자금 조달을 위해 계열사 지분을 담보로 대출 받은 상황에서 ‘무안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후 계열사 주가가 동반 부진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에 어려움을 겪은 제주항공과 유통업 부진으로 침체에 빠진 AK플라자 등이 그룹의 지원 대상이었다.

애경산업은 그룹의 모태 사업이자 핵심 수익원인 ‘캐시 카우’다. 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본격화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선제적으로 ‘돈 되는’ 회사를 ‘제값’ 받고 팔기 위해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애경산업은 지난해 매출 6791억 원, 영업이익 468억 원을 냈다. 애경산업의 주력 제품인 샴푸 치약 등 생활용품은 소비자 충성도가 높고 재구매율도 높다. 화장품 사업도 K뷰티 열풍에 힘입어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김상준 애경산업 대표이사는 서울 마포구에 있는 본사에서 이날 오후 5시부터 30분 정도 간담회를 개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회사 매각을 위한 절차를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직원들 사이에서 질문은 나오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창립 71주년인 애경그룹의 자산 총액은 약 7조 원대로 알려져 있다. 그룹 지주회사 AK홀딩스의 생활용품(애경산업) 외에 △항공(제주항공) △화학(애경케미칼) △유통(AK플라자) △부동산개발(에이엠플러스자산개발) 등의 계열을 두고 있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
김다연 기자 dam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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